올 상반기 서울 강북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 단지마다 분양권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프리미엄이나 거래에서 공급 면적 80㎡ 이하 중소형 평형이 강세를 보여 최근 소형 아파트 공급난을 실감케 했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 5월 신당5동 신당6구역을 재개발해 286세대(총 945세대)를 일반 분양한 '래미안신당2차' 단지의 분양권이 지금까지 총 113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분양 세대수의 절반가량이 손바뀜을 거쳤다. 6월 한 달간 거래된 분양권만 해도 92건에 달해 최초 분양 때 이 단지에 몰렸던 청약 열기를 반영했다.

이곳 분양권을 거래 중인 A공인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분양가를 다소 저렴하게 책정한 데다 1~3층 저층 단지에 대해서는 계약금을 10%로 완화해 초기 자금 부담이 적다"며 "내달 초 분양에 들어갈 인근 신당7구역(일반분양 216세대 · 대림산업)의 분양가가 3.3㎡당 300만원가량 비싸게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매수 문의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 단지의 분양권 프리미엄(매도호가 기준)은 공급 면적 79㎡형 기준 2000만~4000만원 선.계약금 3300만~3600만원(저층 기준)에다 프리미엄을 더해 5000만~7000만원이면 분양권을 살 수 있다.

용산구 효창3구역을 재개발한 효창파크푸르지오(총 307세대)도 지금까지 85건이 거래돼 일반분양 세대수(165세대)의 절반을 넘어셨다. 분양 계약이 이뤄진 3~4월 두 달간 분양권 거래건수가 74건에 달했다.

효창동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수요자가 가장 선호하는 77㎡B형은 매물이 없다"며 "현재 프리미엄(매도호가 기준)이 500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분양권은 주택 수에 산정되지 않는 데다 분양가의 60%까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어 향후 가격 상승을 노리고 1억~2억원가량의 여윳돈을 굴리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작년 10월 88세대(총 241세대)가 일반 분양된 성동구 송정동 서울숲아이파크는 4월에만 29건,지금까지 총 69건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역시 작년 11월 분양됐으나 경기침체로 인해 미분양을 면치 못했던 용산구 신계동 신계e편한세상(총 867세대,일반분양 262세대)도 올 들어 미분양이 소진되면서 분양권이 82건 거래됐다.

이광일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 부장은 "올 상반기 경기가 다소 풀리면서 초기 자금 부담이 적은 분양권 시장으로 돈이 몰려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현재 분양권 가격이 급상승한 데다 최근 다운계약서까지 등장해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