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나 토지 등 하반기 부동산 가격은 실물경제 회복속도가 더뎌지면서 상승폭이 1%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전셋값은 입주물량 감소와 매매 수요의 전세 이전 등으로 중소형아파트 중심으로 2~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09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저금리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실물경기 지표나 세계경제 상황은 아직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단계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또 토지보상금과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 각종 지역개발 호재 등은 가격 상승 요인이지만 주택 미분양 물량의 적체와 과잉 유동성을 우려한 정책은 하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어 올해 아파트 전체 공급 물량은 28만2975가구로, 2000~2008년 평균 분양 물량보다 약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에는 공급물량이 더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주택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서겠지만 그 수준은 0~1%에 그치고, 수도권 전세가격은 상반기(0.4%)보다 상승한 2~3% 오름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토지는 국지적인 개발호재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수도권의 상승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상반기 0.1% 증가한 토지가격은 하반기에도 0~1% 상승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건설수주는 60조7000억원으로 상반기 51조4000억원보다는 20%가량 늘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서는 6.5% 감소할 것으로 보여 올 한해 총 건설수주는 112조1000억원, 작년보다 6.6% 감소할 것이라고 건산연은 내다봤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지만 근본적인 수요회복과 민간 건축부문 투자가 뒷받침돼야 본격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지방 미분양 아파트도 근본적인 해결이 계속 지연된다면 1차로는 해당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채조정, 2차로는 해당지역 경제 침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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