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1호선과 지하철 4호선 환승역인 경기 군포시 금정역 앞 삼성쉐르빌 타운스퀘어 분양사무실에서는 24일 상가 분양계약이 또 한 건 이뤄졌다. 이달 들어 여섯 번째다.

인근에 상업용 건물 2개 동을 갖고 있다는 50대 후반의 남성은 별다른 고민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가 구입한 공급면적 92㎡짜리 1층 상가 가격은 7억8000만원.현재 상권 수준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향후 개발계획을 감안하면 움직여 볼 만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평촌과 산본신도시 중간에 들어서는 금정역세권 분양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중심상업지형(역세권 중심의 고층 개발) 뉴타운으로 개발되는 데다 평촌과 산본신도시 집값이 부쩍 올랐고 최근에는 금정역이 대심도 광역철도(GTX)의 종착역으로 선정될 수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왔기 때문이다. 타운스퀘어 분양업체인 크라이드 최병선 사장은 "분양 첫 달인 1월만 하더라도 전체 60개 점포 가운데 겨우 2건밖에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달에는 7개가 팔려나갔다"며 "저금리 여파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효과와 겹치면서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정역세권 동쪽에 붙어 있는 산본구주공을 재건축해 오는 10월쯤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인 산본 삼성래미안(2644채)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삼성래미안 조합원 입주권은 연초에 112㎡형이 4억5000만원 정도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5억5000만원 이상 호가된다.

현지 A공인 관계자는 "주변에 낡은 아파트가 많아 새 집으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많고 개발 잠재력도 커서 분양가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면 일반공급 물량 인기가 좋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금정역세권과 주변 지역 인기 원인은 풍부한 개발호재다. 지난해 뉴타운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최근에는 경기 서남부권 계획까지 발표됐다. 구로디지털단지와 같은 IT밸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인 군포시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군포시는 이미 금정역과 군포역 사이에 위치한 300만㎡ 크기의 당정공업지역을 대규모 산업 기술 연구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인근 지역 개발도 활발한 편이다. 지난해에는 LS그룹 본사 이전이 마무리돼 임직원 2000여명이 출근하고 있으며 보령제약 부지에는 초고층 아파트 건설이 추진 중이다.

조일제지 이전 부지에는 조일IT밸리가 조성되고 있다. 만약 대심도 광역철도가 현실화되면 과천시와 서울 강남의 삼성동까지 15분이면 연결이 가능해진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사장은 "낙후지역으로 평가받아온 금정역세권은 발전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부동산이 후광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입지와 상품에 따라 가격 상승 압력이 다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옥석 가르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