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올들어 서울 강남권 등에서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등 주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상반기에 입주한 아파트 10채 가운데 7채는 웃돈(프리미엄)이 붙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도 절반은 ‘프리미엄 제로’ 상태였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는 한국부동산정보협회의 시세를 바탕으로 상반기에 새로 집들이에 들어간 아파트 6만2408채(전매제한 아파트 제외)의 70.5%인 4만4016채는 현재 시세가 분양가 수준이거나 분양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이 같은 ‘프리미엄 제로’ 아파트 비율은 작년(44.6%)이나 재작년(24.5%)과 비교했을 때 크게 높아진 수치다.

지방 아파트는 4만1435채 중 80.1%인 3만3210가구가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았다.전북의 경우 올해 입주한 782채 모두 웃돈이 없었고 대구와 광주 역시 97.2%와 92.9%가 프리미엄이 생기지 않았다.충남(88.5%) 경북(86.4%) 강원(81%)도 웃돈없는 아파트 비율이 높았다.지방 입주 아파트 상당수는 분양가보다 시세가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상황이다.대구 중구 동인동의 A아파트 135㎡형은 분양가가 2억9950만원이었으나 시세는 2억3000만원 조사돼 전국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가격이 가장 많은 큰 아파트(23%)로 꼽혔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2만973채 가운데 1만806채(51.5%)가 분양가 대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처지다.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 단지도 많다.서울은 전체 입주물량의 22.4%가 분양가 이하에서 매물이 나오며 경기와 인천지역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 비율은 67.1%와 11.1%에 이르렀다.서울 강동구 천호동 B아파트는 112㎡형이 분양가(8억4344만원)보다 17%나 내린 7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됐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요즘 입주에 들어간 아파트는 2006년 집값이 급등할 당시 분양됐던 아파트가 많아 대체적으로 분양가가 높았다”며 “주택시장이 서울 등에서 국지적으로만 오르고 있어 지방의 프리미엄 제로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못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