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단지도 최고가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

최근 강남권과 여의도 한강변 등 일부 재건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매매가격이 과거 최고가에 육박했거나 넘어선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재건축 규제 완화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데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 경기 바닥론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재건축 물량을 대거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는 지난주 매수자끼리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43㎡가 8억1천만원에 팔려나갔다.

국토해양부의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이 아파트가 가장 비싸게 팔린 것은 지난해 2월 초의 8억원으로, 1년4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아파트 50㎡ 1차도 과거 최고 시세가 9억5천만-9억6천만원이었으나 지난주 9억6천만원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 수준까지 올라섰다.

남도공인 이창훈 대표는 "강남구가 개포지구의 용적률 상향을 추진 중이고, 조만간 주민공람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주에만 실거래가가 3천만-5천만원 급등했다"며 "추가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지금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주공1단지는 개포지구의 다른 단지와 달리 유일하게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사업 진행이 빠르고, 조합원 지위 전매 제한이 풀릴 때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기대감에 매수문의가 늘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도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매매가가 사상 최고가로 치닫고 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100㎡의 경우 현재 시세가 7억5천만-8억원으로 종전 최고가인 지난해 2월의 7억1천만원을 넘어섰다.

한양아파트 115㎡도 종전 최고가는 지난해 3월의 7억7천만원이었으나 현재 이보다 3천만원 이상 높은 8억원선에 거래가가 형성돼 있다.

역시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전략정비구역안에 있는 여의도 광장, 미성, 삼부, 목화, 삼익 등은 대부분 주택형 시세가 종전 최고가까지 올랐거나 육박한 상태다.

수정공인 나연호 사장은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이 거의 없다"며 "상대적으로 대형은 거래가 많지 않지만 중소형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연초 가격이 급등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주 평균 5천만원이 상승하며 2006년 말 고점 시세 대비 최고 90%까지 회복했다.

이 아파트 112㎡는 지난주 12억원에 팔리면서 종전 최고가였던 13억6천만원의 88%까지 회복했고, 호가(12억2천만원)는 90% 수준으로 뛰었다.

이 아파트 119㎡도 최근 거래가가 14억원, 현재 호가가 14억2천만원으로 2006년 11월 초 최고가(16억6천만원)의 각각 84%, 86%에 달했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조합이 오는 8월께 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이고, 제2롯데월드 건립 계획도 진척을 보이면서 그동안 관망하던 대기 수요자들이 다시 집을 사고 있다"며 "북핵 등 외부 변수를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 고덕 주공 등은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디지만 2006년 말 고점 대비 60-70% 수준으로 떨어졌던 시세가 현재 80-85% 선까지 회복됐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재건축 아파트는 사업 속도가 빠르거나 투자수익이 기대되는 곳"이라며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도 있는 만큼 수익성을 신중하게 따져보고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