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이 주춤하면서 단독주택이 재건축시장의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독주택 재건축은 2006년 기본계획이 발표됐으나 구역지정이 늦어져 더디게 진행되다 최근 규제 완화로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져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시는 11일 단독주택 밀집지역인 강북구 미아9동 137-72 일대(10만6456㎡)에 최고 25층 높이의 아파트 29개 동,1537세대를 짓는 주택재건축정비구역 지정안을 통과시켰다. 시는 또 구로구 개봉동 288-7 일대(2만3226㎡) 단독주택지에 13~20층 규모의 아파트 6개 동,408세대를 건립하는 계획안을 확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서는 방배동 단독주택지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 1~9구역은 지난해 말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이 나오자 '정비구역지정안 제안서'를 시에 접수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방배동 단독주택 재건축 구역 중 규모가 가장 큰 서초 6,7구역(방배2동 942 일대,17만6590㎡)은 지난 4월20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받았다. 추진위 관계자는 "시가 요청한 층수 부분만 수정하면 연말께 조합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초 1 · 2 · 3 통합구역(방배4동 818-18 일대,6만2212㎡)은 지난달 28일부터 '주택재건축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안)'에 대한 주민공람에 들어갔다. 또 서리플 공원에 인접한 서초 9구역(방배1동 891-3 일대,1만7559㎡)은 용적률 235%에 250여세대를 짓는 계획안을 시에 제출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올초 임대 의무비율이 폐지돼 임대를 제외한 사업계획안을 제출했다"며 "3.3㎡당 분양가를 2200만원 선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낮게 책정했지만 대지면적이 넓어 환급금을 받는 세대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211 일대(2만8323㎡) '새마을 주택'이 재건축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 2월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으로 변경돼 용적률 상한이 높아졌다. 지난 6일 주민설명회가 열렸고 새로운 추진위가 구성돼 주민 동의를 얻고 있다. 인근 성도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급매로 나왔던 단독주택 매물이 전부 소진되고 가격도 올초보다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강북지역에서는 장안4구역(장안동 391-17 일대,5만2585㎡)에서 지난 2월 추진위가 설립,구역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양은식 추진위원장은 "용적률을 최대 230%까지 적용받아 기존 540세대의 두 배에 가까운 1000세대 이상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천시는 '문원동 이주2단지' 단독주택을 재개발 사업으로 유도했지만 주민 요청에 따라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과천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이달 중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에 변경된 기본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온 서울 시내 단독주택 밀집지역 가운데 150여곳을 재건축 예정구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막바지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준 J&K 대표는 "단독주택 재건축은 아파트 재건축과 달리 안전진단 절차 필요 없이 노후도 요건만 갖추면 된다"며 "대부분 기존 용적률이 100% 미만으로 낮아 사업성과 투자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성선화/이호기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