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국내 부동산 시장과 달리 해외 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危機)는 기회(機會)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등이기도 하다. 마땅한 투자처를 발견하지 못한 자산가라면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가 비교적 적게 미친 동남아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현지 시장흐름과 정보를 철저히 체크해야 한다. 외국인에게 부동산 또는 토지소유권을 허용하는지,외환법규는 잘 정비돼 있는지,검증된 분양회사인지 등등을 꼼꼼히 챙겨야 뒤탈이 없다. 해외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지코앤루티즈 관계자는 "필리핀 같은 곳에 투자할 때는 고위 공무원을 포함한 현지인이 흘리는 정보를 액면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며 "현지 최고 부동산 개발업체,국내의 해외부동산업체 등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매입하려는 부동산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의 유망 투자지는 △뛰어난 자연환경 △생활 수준에 비해 저렴한 물가와 인건비란 장점을 갖추고 있다. 먼저 필리핀 경제특구인 수빅지역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 이곳은 동양의 캘리포니아라 불릴 정도로 환경이 깨끗하다. 또 특별경제자유무역항(SBFZ)으로 지정되면서 국세 및 지방세가 면제됐다. 아르만드 아레사 수빅만관리청 총관리자는 "향후 5년간 약 1억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수빅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수빅 해안 도로변에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초특급 휴양시설 '오션9 카지노&호텔 리조트'가 들어서게 된다"며 "이 호텔 건설로 5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랑카위섬은 겨울이 되면 유럽 곳곳에서 날아온 여행객들로 호텔 객실이 동이 난다. 최근 말레이시아 관광청이 쿠알라룸푸르~랑카위 간 이동시간을 기존 3시간에서 1시간10분으로 단축한 여행상품을 선보이면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수요가 많은 '서비스드 아파트'와 2층짜리 테라스 하우스,연립주택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3년 전에 비해 10~20% 올랐다. 2006년 20만링깃에 팔렸던 '센트리 수리아'의 경우 현재 29만링깃에 거래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선 인도양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전용 수영장이 딸린 풀빌라(Pool Villa)를 사려는 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빌라 임대시장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빌라업체인 BHM가 운영하는 이스타나 빌라의 경우 올해 예약의 75% 이상이 이미 완료됐다. 마지막으로 캄보디아 프놈펜도 주목할 만하다. 캄보디아는 안정적 경제성장,적극적 외자유치,젊고 우수한 인력보유 등으로 신흥 투자유망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훈센 총리가 외자유치를 위해 11개 경제특구를 설치,통관수속 간소화 및 법인세 면제 등의 우대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동서부 개발축(방콕~프놈펜~호찌민을 연결하는 철도 및 항공),남북부 개발축(시아누크빌~프놈펜~메콩강 지역 상류의 항만 및 철도 연결),프놈펜~태국~시하누크빌(개통 완료) 등이 개통했거나 예정돼 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도움말=지앤코루티즈,바이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