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개발축이 동 · 서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경부축을 선두로 서해안 · 중부고속도로 등 남 · 북방향으로 뚫리던 고속도로나 지하철 · 전철 등이 동서축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수도권뿐 아니라 충청권을 포함한 전국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속도로가 대표적이다. 올해 개통을 앞둔 서울~춘천 고속도로와 춘천~동홍천 고속도로는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권을 잇는 대표적인 동서축이다. 향후 홍천~양양구간이 2015년에 완공되면 국토를 동~서 방향으로 횡단하는 최북단 고속도로가 될 전망이다.

충청권의 대전~당진,공주~서천 간 고속도로도 중부권을 동~서로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이미 개통된 대전~상주 간 고속도로는 물론 올해 착공되는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와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수원~평택 간 고속도로 역시 동서축을 연결해 주는 기능을 갖추게 된다. 수도권 남부지역의 동 · 서축인 평택~음성 간 고속도로,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에 각각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착공되는 충주~제천 간 고속도로를 따라 나중에는 강원도 삼척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올해 착공되는 주요 고속도로도 9곳 가운데 5곳이 동 · 서축이다. 안양~성남,광주~원주,충주~제천,상주~영덕,영천~상주 간 고속도로 등이다. 이들 고속도로가 완공될 즈음이면 이른바 '7+9'로 불리는 우리나라 고속도로망의 얼개가 윤곽을 잡게 된다. '7+9'는 남북방향 7개,동서방향 9개의 핵심 고속도로망을 뜻한다.

철길도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황금라인으로 불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이 다음 달,경의선 복선전철이 7월 초 개통을 앞두고 있다. 9호선의 경우 서울의 서쪽과 동쪽(강남)을 잇는다. 중앙선 복선전철,인천지하철 송도연장구간도 올해 안에 개통된다. 역시 동 · 서 방향이다.

고속도로 · 철도 등이 새로 개통되면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덩달아 관심이 쏠린다. 유동 인구의 접근성이 개선되는 만큼 해당 지역이나 주변 지역에 있는 땅의 가치가 상승한다. 이른바 '입지여건'이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지역에서 분양에 나선 아파트는 6만여 가구에 이른다. 건설업체들은 최근 일부 지역에서 청약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고무돼 아파트 공급에 속속 동참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천대교와 인천지하철 연장 호재가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는 1만4000여 가구가 쏟아진다.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개통 호재를 만난 광교신도시 용인시에서도 5000여 가구의 입주자 모집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지하철 9호선과 경의선 복선전철 역세권 주변에서는 각각 8000여 가구와 1만1000여 가구가 연내 공급된다. 서수원~평택 도로 개통 호재를 등에 업고 나오는 아파트도 5000가구에 이른다. 동서고속도로 주변에서는 6000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청약시장을 넘보고 있다. 대전~당진 고속도로 인근 또한 4000여 가구가 대기 중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대부분 지역에서 교통개선 효과가 초기부터 집값에 반영되지만,실제 개통이 이뤄지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분양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건설업체들이 도로나 철도 개통을 이유로 분양가를 재조정할 수도 있어 분양가나 매입 가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황식/박종서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