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개발여지가 없어보이던 서울 강남구 일대가 올 들어 잇따라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삼성동 코엑스와 테헤란로 주변이 대대적으로 정비,개발되고 압구정동도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핵심축으로 부상했다. 비닐하우스촌이던 개포동 구룡마을도 민간업체와 강남구 차원에서 개발계획을 수립,부동산 시장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통과시킨 '종합무역센터 주변지구 제1종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통해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서울의료원,한국감정원 등 공공기관이 이전해 생기는 부지(106만여㎡)를 무역센터 코엑스몰 등 기존 시설과 연계해 국제 업무 · 상업 · 문화 · 관광 중심지로 개발키로 했다.

시는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이 지난 1월 강남구를 통해 제시한 114층 초고층 개발계획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개발계획의 적정성과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또 강남역에서 포스코사거리에 이르는 2.75㎞ 구간의 테헤란로 일대와 코엑스 주변 지역에 대해 도로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테헤란로 이면도로의 경우 소규모 개별 필지 단위로 개발이 진행돼 인근 대형 빌딩의 지원 기능이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상업지역 이면부의 소규모 대지는 공동개발을 권장하고 테헤란로 주변 건물의 1층부에는 판매시설,공연장,전시장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올초에는 압구정동이 일명 한강변 초고층 개발의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한강중심 도시공간 구조 재편'을 주도할 지역으로 압구정동 일대를 통합개발하는 청사진이다. 압구정지구는 또 여의도 잠실과 함께 높이완화구역으로 지정돼 최고층수의 제한 없이 개발될 전망이다.

개발 필요성과 요구가 높은 지역인 데다 한강 남단이어서 배후조망을 가릴 염려도 없기 때문이다. 단 주택으로 사용될 건물은 층고가 최고 50층 내외,평균 40층 안팎으로 조정된다.



마지막으로 멀리 타워팰리스와 대비되며 '서울의 두얼굴'로 알려졌던 개포동 구룡마을 정비계획도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최근 개포동 구룡마을 정비계획(대지면적 총 49만여㎡)의 공람을 실시했다. 이 공람에 따르면 구룡마을은 분양주택 1500가구,임대주택 1200가구 등 총 2700가구의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한다. 임대주택은 현 구룡마을 세입자의 100% 재정착을 돕는데 쓰인다고 강남구청 측은 밝혔다.

또 대지 2만㎡의 문화시설과 공원시설,노인복지시설(연면적 2만㎡)을 설치,기부채납을 받는다는 복안이다. 각각 1만㎡가 넘는 학교부지 2곳도 확보키로 했다.

강남구청은 지난 26일 공람을 마친 뒤,서울시에 도시정비구역 지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그러나 이번 공람이 민간기업에서 작성한 도시개발사업 방식의 정비계획 제안서여서 민간기업 특혜시비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