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 사태 이후로 집값이 하락해왔던 서울 강북권이 9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성북구 은평구 중랑구 등 강북권 주택가격은 20일 현재 0.0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봄 급등세를 보였던 강북권 집값은 작년 9월 0.09%가 떨어진 이후 줄곧 약세를 보여왔다. 작년 11월에는 하락폭이 0.67%에 이를 정도로 시장이 침체됐다. 작년 상반기에 올랐던 집값이 이전 가격까지 떨어졌다는 통계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내림폭이 점차 줄어들었고 마침내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1월에는 하락률이 0.48%였으나 2월과 3월에는 각각 0.4%와 0.29%로 줄었고 서울 강남권 집값 급등기인 지난 4월에는 0.03%에 그쳤다. 강북권 아파트값이 반등한 원인은 강남권 영향이 컸다. 강남이 오르면 강북권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급매물이 거래됐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인해 주택대출 부담이 적어진 것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동대문구로 0.09%가 상승했다. 장안동 현대홈타운 3차 86㎡A형이 1000만원 올라 2억8000만~3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99㎡A형도 1000만원이 오른 3억5000만~4억원 사이에서 매물이 나온다. 노원구 상승률은 0.08%로 집계됐으며 도봉구(0.07%)와 은평구(0.06%)가 뒤를 이었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 72㎡도 1000만원 상승한 2억3000만~2억9000만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는 부담스런 상황이다. 저가매물이 소진되고 가격이 오르면서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강북권 상승세는 강남권 주택시장이나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다만 투자수요없이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집값이 추가로 오를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