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에 종사하는 30대 김 모씨는 최근 강남 아파트 두 채를 팔아 현금 15억원을 확보했다. 기존 아파트에 투자해서 시세 차익을 얻기가 힘들다고 생각하고,매달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결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초부터 원룸,오피스텔 건축 규제가 완화된 데다 역세권 · 업무시설 밀집지역 등 월세 수요가 많은 지역의 물건을 매입하면 10% 안팎의 수익은 올릴 것이란 전문가들의 상담도 받았다.

직장인 강 모씨는 법원 경매를 통해 방 5개짜리 오피스텔 한 층을 낙찰받았다. 감정가 7억5000만원인 오피스텔을 5억2000만원에 산 그는 월 400만원에 가까운 월세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강씨는 "내집이 한 채 있는데 굳이 주택에 투자할 이유가 없었다"며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는 '제2의 월급통장'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달이 꼬박꼬박 월세가 나오는 '제2의 월급통장'을 만들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기존 주택가격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아직도 만만찮은 가격이어서 앞으로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기존 아파트보다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낫다"며 "1억5000만원 선이면 송파구 석촌동이나 삼전동 빌라 등에 투자가 가능하고 재개발 이슈가 있는 강동구도 임대사업을 하기에 적절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원룸 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해서 도심권 1~2인 전용 주택으로 새롭게 허가한 '도심형 생활주택'도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다.

소형 주택 전문업체 수목건축의 서용식 대표는 "올초 하루 5~10통에 불과하던 월세형 부동산 투자 문의가 요즘 들어 30~50통까지 급증하면서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며 "기존 아파트를 팔아 도심형 생활주택 개발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가 현재 투자자들로부터 개발을 의뢰받은 도심형 생활주택만도 30여건에 달한다. 특히 서울시가 6월 중으로 주차장 완화구역을 발표하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도심형 생활주택 개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월세 아파트도 '제2의 월급통장'을 위한 또 다른 틈새다. 여의도 등 상업지구 주변의 소형 아파트는 한 달 최대 200만원까지 월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앞으로 독신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월세 아파트나 원룸,오피스텔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투자 가치가 크다"고 전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