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종합저축 가입자가 출시 일주일 만에 300만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국토해양부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1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첫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주까지 315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 가입금액만도 3800여억원이 집계됐고,계좌당 평균 가입액은 12만원꼴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민간이나 공공주택 가릴 것 없이 모든 아파트에 신청할 수 있는 청약통장을 말한다. 무주택자는 물론 유주택자,미성년자 등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매월 2만~50만원까지 5000원 단위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이처럼 주택청약종합저축이 '대박'을 치면서 국토부는 연말까지 가입금액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조원이라면 현재 가입자들이 이달부터 연말까지 8개월간 월평균 8만원씩만 납입해도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

국토부는 당초 올해 가입목표액을 1조5000억원,내년부터 2조원으로 잡았지만 첫 해부터 목표를 초과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부는 "가입자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지금은 되레 과열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국토부가 만능통장 '빅 히트'에 웃음짓는 데는 '정책 성공'이란 명분 이외에 또다른 이유가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급격히 줄어든 국민주택기금 재원마련 문제가 단박에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주택기금은 올해부터 선보일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지원돼야 하는데 불황여파로 재원조성 자체가 쉽지 않은 상태였다. 기금 재원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국민주택채권만 해도 2006년엔 발행액(수입)이 10조6213억원에 달했지만,2007년 8조5503억원,2008년 8조4711억원 등으로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올해도 경기위축이 지속되면서 채권수입 목표(10조원)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마당에 연간 2조원을 넘는 새로운 재원마련 창구가 생겼으니 국토부로서는 청약종합저축 대박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 정도라면 국민주택채권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큰 기금 수입원이 된 셈이다. 올해 청약종합저축 가입액을 2조원으로만 잡아도 연간 기금운용액(올해 23조9720억원) 중 원리금 상환용 등을 뺀 실제 가용자금(12조원)이 15% 이상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