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형 오피스빌딩 매매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시중의 여유자금이 상업용 건물시장으로 흘러들면서 오피스빌딩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두 차례 매각이 무산된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이 막바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빌딩 · 오피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 차례나 매각에 실패했던 극동빌딩이 3200억~3300억원 선에서 막바지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최고 4000억원까지 치솟았던 이 빌딩은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2800억원까지 떨어지는 등 오피스 시장의 부침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극동빌딩을 소유한 맥쿼리는 지난달 말 13개 국내외 기관 및 개인들로부터 투자의향서(LOI · Letter Of Intend)를 받았다. 13개 입찰자 중 상당수가 제안한 가격은 3000억~3300억원 선이다. 맥쿼리는 이들 입찰자 중에서 6~7개 업체를 최근 선정했으며 내달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작년 8월과 12월 두 차례 매각 시도가 무산되면서 휴우증을 겪은 만큼 이번에는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입 제안가격이 3000억원이 넘는 대형 오피스 빌딩 매각에 이처럼 많은 입찰자들이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극동빌딩 매각이 향후 오피스 빌딩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극동빌딩 외에 매물로 나온 다른 오피스 빌딩들의 매각 협상도 최근 부쩍 빨라지고 있다. 삼성생명 여의도 빌딩은 18일 잔금이 치러지면 키움증권 소유로 넘어간다. 매각가격은 총 786억원으로 3.3㎡당 1360만원이다.

여의도 동양증권 빌딩은 삼성생명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며,다음 달 초쯤 매각 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시장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향후 오피스빌딩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처럼 부동자금이 꾸준히 부동산에 흘러들 경우 침체에 빠졌던 오피스빌딩 매매 시장이 빠르게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