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엔 찬성하지만 세부적인 이주계획도 없이 너무 갑작스럽게 발표돼 난감하다"

"땅값에 이미 거품이 많아 보상단계에서 현실적인 보상이 이뤄질지 걱정된다"

지난 11일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로 선정된 경기도 하남 미사지구 지역 주민들은 개발에 대한 기대감보다 이주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보였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미사지구는 하남시 망월동, 풍산동 일대 546만6천㎡로 이곳 에 계획된 아파트 4만 가구 가운데 3만 가구가 85㎡ 이하 규모의 보금자리주택으로 건설된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에는 국제 관광, 위락, 레저복합단지도 조성된다.

이호근 망월동 2통장은 "개발되면 좋지만 당장 9월에 분양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주민들을 내보내겠다는 말 아니냐"며 "(이주) 준비할 시간을 줘야지 이런 식으로 발표하면 어쩌라는 거냐"고 우려했다.

선동 11통 주민들도 미사지구 개발에 대한 실익을 따져보며 금명간 부녀회장과 애향회장, 노인회장 등 마을기구 임원 20여 명이 참석하는 마을회의를 열 예정이다.

주민들은 대체로 40여 년간 개발제한구역에 묶였던 지역이 개발된다니 환영할 일이지만 현실적인 보상과 이주대책 마련 등 정부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선정 이후 풍산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토지 가격 등을 묻는 외지인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에 대해 미사지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외지인의 땅 매수에 한계가 있고 땅값에 이미 거품이 많아 거래가 안되고 있다"며 개발계획 발표 후 나타나는 '반짝 관심'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풍산동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수도권정비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거래도 안되는데도 3.3㎡당 맹지는 150만원, 전답은 200만~3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고 대지는 500만~6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이미 규제돼 있어 분위기가 차분하지만 해제지 인근 주택이나 상가 등에 대한 관심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를 상한제 가격보다 15% 가량 싸게 공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업계는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했다.

정부 논리는 사업지구 땅을 현 시세보다 싼 값에 사들여 조성원가를 낮춘다는 것 등을 전제로 하는데 부풀려진 시세를 적정한 땅값으로 믿고 있는 상당수 토지주들이 이런 보상협의를 받아들일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하남시는 "40여년간 각종 규제로 불이익을 받아온 지역정서를 감안해 미사지구는 지자체와 협의해 지역 여건을 반영한 자족기능의 복합도시로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