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의 시범단지 아파트 첫 분양이 무기 연기될 전망이다. 택지를 분양받은 12개 건설사들은 세종시 건설이 일정대로 추진되지 않아 아파트 분양이 불가능해지자 토지공사로부터 공급받은 토지에 대한 중도금과 잔금 납부를 거부하며 분양을 미루고 있다.

12일 국토해양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정청),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세종시 시범생활권에서 아파트를 분양하기로 한 대우 · 포스코 · 롯데 · 두산 · 금호 · 삼성 · 쌍용건설 등 12개 건설사들은 올해 분양을 포기했다. 또 향후 분양 일정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청 계획대로라면 중앙행정타운 배후도시인 시범생활권 12개 블록에 짓는 공동주택 2만771가구에 대해 이달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고 분양에 들어가야 한다. 이에 앞서 건설사들은 2007년 11월 택지 276만㎡를 9341억원에 분양받았으며 현재 계약금(10%)과 1차 중도금(22.5%)을 납부했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을 연기한 것은 행정기관 이전 시기 및 규모가 정해지지 않는 등 세종시 건설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행정청 일정대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지난해 11월 내야 할 2차 중도금 납부를 거부했다. 건설사들은 지난 6일 3차 중도금도 내지 않았으며 잔금(11월) 납부를 유예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 같은 토지대금 납부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택지계약 자체를 해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업체의 유동성 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토지대금 납부 유예 등의 지원대책 없이는 정상적으로 분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부처 이전 계획에 따르면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국토해양부,농림수산식품부,환경부 등이 1단계로 2012년 말까지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

이에 대해 세종시 공동주택용지를 분양한 토공은 건설사들의 요청을 들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