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시장의 수급 여건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상승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적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최근 주택시장 흐름의 특징과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 아파트가격은 일부 지역, 특히 서울 강남 등 소위 `버블세븐' 지역의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주택시장의 일부 회복세는 금융 위기에 대한 공포심리가 안정되면서 주택 수요가 일부 개선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종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 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 부담 완화 등도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이 있어 상승세가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요 부문에서 경제가 당분간 저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은행의 자금조달 악화로 대출 여력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공급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2월 말 5만 가구를 웃도는 등 미분양이 많고, 처분조건부 대출이나 거치기간 만료에 따른 상환 예정분 등 잠재적 물량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국지적으로는 버블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악성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는 지방과 달리 어느 정도 수요가 대기중인 수도권은 각종 규제 완화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최대 800조 원으로 추정되는 단기 부동자금이 수도권, 특히 버블세븐 지역으로 이동하면 이 지역의 거품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전반적인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통해 주택경기 침체를 방지하면서 특정지역의 거품을 막는 것이 정부의 과제"라며 "대규모 부동자금이 특정 지역으로 과다 유입되지 않도록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을 추진할 때 적절한 초과이익 환수대책 등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미분양 아파트의 할인 판매를 활성화하고 창업 사무실 등으로 용도변경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집주인과 세입자, 금융기관 간 자금 흐름이 원활하도록 전세제도를 월 임대 형식으로 바꾸는 방안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