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에 봄볕이 들면서 한파가 누그러들고 있다. 정부의 잇단 규제완화로 투자부담이 덜어진 데다 은행권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자금 등이 주택시장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봄철 분양성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진 탓이다.

이로써 인천 청라지구 등 수도권 유망 택지지구에 최근 개장한 모델하우스에는 방문객들이 줄을 서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청약경쟁률이 최고 10 대 1이 넘어서기도 했다. 기존 주택시장은 더 활기를 띠고 있다. 두 달 전부터 오름세를 주도한 강남권 재건축 예정주택들의 가격이 4월 들어서는 분당 과천 등 주변지역으로 옮겨붙는 양상도 보였다. 하지만 실물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 등이 지속되고 있어 대세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가격의 흐름과 관계없이 신규 분양 수요자들은 상반기에 나올 신도시와 유망 택지지구 물량을 노려볼 것을 권한다. 청라 · 광교 · 한강 신도시 등 유망지역에서 분양물량이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블루칩 택지' 아파트 봇물

당장 5월에는 광교 청라 등 유망 신도시와 택지지구에서 대규모 분양이 잇따른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전국 28개 단지에서 2만207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1만6393가구(임대 · 오피스텔 제외)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올 들어 최고 물량이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가장 많고,특히 부동산 규제완화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청라지구에서 대규모 동시분양을 앞두고 있다. 청라지구는 과밀억제권역에 속하지 않아 전매제한이 1~3년으로 완화됐다. 또한 이번 동시분양은 대부분 서남부권역으로 국제업무타운과 인접해 청라지구 내에서도 입지여건이 우수한 편이다.

이어서 수원 광교,김포 한강 신도시에서도 '블루칩 단지'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올 상반기 4052가구가 분양될 한강신도시는 김포시 운양동 · 장기동 · 양촌면 일대 363만3065㎡에 5만2538가구의 주택이 공급되는 초대형 신도시다. 서울 도심에서 26㎞ 정도 거리여서 접근성이 좋다. 우미건설이 5월에 Ac-02블록에서 1058가구의 대단지를 선보인다.

경기도가 명품신도시로 개발 중인 광교신도시에서는 상반기 중 880여가구가 나온다. 분양이 초기단계여서 올해 물량은 많지 않지만 입지가 좋아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먼저 동광종합토건은 5월 중 광교신도시 A8블록에서 668가구 분양채비를 하고 있다. 한양주택도 6월쯤 A5블록에서 '광교 한양수자인'이란 브랜드로 214가구를 내놓는다.



◆서울 · 인천은 재개발 단지 눈길

서울에서 신규 분양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라면 대형 건설업체들이 준비 중인 재개발 · 재건축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청라와 송도 등으로 쏠린 만큼 청약예금 금액이 적거나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라면 특히 서울 · 인천물량으로 통장을 던지는 게 유리하다. 수원,오산 세교 등에서 나오는 물량도 입지여건이 양호해서 발품을 팔아볼 만하다.

서울에서는 작년 말 재건축 후분양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재건축 후분양 아파트'들이 속속 선보인다. 입주가 빠른 단지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에게 특히 좋다.

5월에 나올 단지 중에서는 대림산업이 강남구 청담동에서 준비 중인 '청담3차 e-편한세상',벽산건설의 구로구 고척3구역 재개발 단지,현대건설의 동대문구 회기동 '회기 힐스테이트' 등이 관심대상이다.

인천에서는 대림산업과 코오롱건설이 5월에 내놓을 3331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 신현동 'e편한세상 · 하늘채'가 단연 압권이다. 수원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권선구에 공급예정인 '아이파크 시티'가 주목대상이다. 1336가구의 대단지이고,기존 아파트와는 다른 '고급 친환경 복합단지'로 설계됐다.

주공이 5월에 오산 세교지구에 선보일 '휴먼시아'도 청약을 해볼 만하다. 지방에서도 지난달 인기 청약지로 급부상한 대전 학하지구에서 신규분양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