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이 된 일부 건설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확정된 4분기 실적을 적용하면 채권단의 신용위험평가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3점 차이로 B등급(70점~80점 미만)과 C등급(60점~70점 미만 · 워크아웃대상)으로 갈린 곳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억울함을 호소할 만하다.

9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재무제표를 적용하면 1차로 구조조정 심사를 받은 건설사들의 평가점수가 상당히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위험평가(100점)는 부채비율 등을 따지는 재무항목평가(40점)와 경영진 평판,지배구조를 보는 비재무항목평가(60점)로 이뤄진다.

비재무평가 점수가 공개되지 않아 한계는 있지만 금감원에 공시된 재무제표를 통해 3분기와 4분기로 나눠 신용위험평가를 해본 결과 경남기업과 신일건업이 C등급에서 B등급으로 바뀔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채권단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많은 비재무평가보다는 수치로 드러나는 재무평가가 등급을 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에 따른 것이다.

경남기업은 작년 3분기 기준 재무평가점수가 26.50점이다. 하지만 4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30점으로 3.5점 높아진다. 3분기에 비해 부채비율이 267.3%에서 249.9%로 낮아지는 등 4분기에 재무상태가 개선된 덕분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비재무평가를 보수적으로 하더라도 4분기를 기준으로 할 경우 총점이 70점을 웃돈다"고 말했다.

신일건업은 같은 기간 25.5점에서 30.5점로 5점이나 높아진다. 차입금 의존도가 36.9%에서 31.4%로 낮아지고 현금보유비중은 8.0%에서 8.5%로 높아졌다.

B등급 이상 업체들도 대부분 3분기보다 4분기에 점수가 올라간다. 시공능력평가순위가 높은 44개 건설사 가운데 4분기 실적을 적용했을 때 평가점수가 높아지는 곳이 41개(93.2%)였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