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인천지역의 경매시장이 연립 및 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

5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3월 인천의 연립 · 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7%로 지난해 10월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2월 낙찰가율이 85%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V자형 반등을 한 셈이다. 지난해 11월까지 90%대를 유지하다 70%대로 떨어진 서울지역 연립 · 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이 3월에도 81%로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남구 주안동의 동일홈타운빌라(28.5㎡)는 31명의 응찰자가 몰린 끝에 감정가 5000만원에 낙찰가 7150만원을 기록해 143%의 낙찰가율을 기록했으며,34명이 경매에 참가한 계양구 박촌동의 현대파크맨션(58.8㎡)은 141%의 낙찰가율을 보였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다음 달까지 추세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인천 경매시장의 회복은 빨라도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인천 경매시장의 이 같은 열기는 재개발 사업 추진과 맞물려 있다. 인천시는 지난 19일부터 41곳을 재개발지역으로 선정,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부평구 부개동의 허상현 화랑공인 대표(한경 베스트공인)는 "공람이 나온 이후 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경매 관련 문의가 많이 온다. 6월에 추가로 재개발지역 지정이 있을 거라는 말도 있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에 비해 투자 금액이 낮다는 점도 이유다. 부평구 산곡동의 전용면적 38.5㎡짜리 빌라는 낙찰가율 133%에 낙찰됐지만 낙찰가는 6899만원에 불과해 3.3㎡당 가격이 600만원이 채 안됐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서울에서도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전세와 대출을 끼면 2000만원 정도로도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오른 낙찰가율과 향후 인천의 주택 공급량을 감안해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박 사장은 "연립주택의 경우 낙찰가율이 110%를 넘어가면 경매 수수료 등의 비용을 따져볼 때 급매를 사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도 "인천은 앞으로 공급 물량이 많아 지나치게 오른 가격에 재개발 지분을 사면 '상투'를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