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 증가에 따른 PF(프로젝트파이낸싱) 이자비용 부담으로 중견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는 데도 순이익이 급감한 곳이 적지 않다. 일부 업체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내 주택경기 위축이 얼마나 극심한지 보여줬다.

22일 금융감독원과 건설업체들에 따르면 주택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원건설 중앙건설 진흥기업 삼호 신일건업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크게 줄거나 적자전환했다.

영업을 비교적 잘해놓고도 손해를 본 것.성원건설은 지난해 매출(3253억원)과 영업이익(83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37.7%와 63.2% 늘었다. 그러나 43억원의 순손실을 입어 적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가 적자를 낸 것은 2001년(495억원) 이후 처음이다.

대림산업 계열의 삼호도 매출 · 영업이익은 호조였지만 외환위기 때인 1998년(194억원) 이후 처음으로 52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중앙건설과 진흥기업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했는데 순이익은 대폭 감소했다. 진흥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PF 관련 이자비용이 늘어난 게 순이익 급감의 원인"이라며 "올해는 주택사업을 줄이고 공공공사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호 측도 "금융비용과 대손충당금,지급보증 충당부채 증가 등이 영업외 수지 악화요인"이라고 설명했다.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적자를 낸 풍림산업도 금융비용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미분양주택 증가로 PF 관련 금융비용이 늘어나 현금흐름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