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집값은 어떻게 될까. 작년 한해동안 '하향 횡보'를 거듭하던 집값이 올들어 서울 강남권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반짝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와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 등 경기부양책 여파다. 쌓여만 가던 미분양 주택도 수도권 일부 유망지역을 중심으로 팔리고 있다. 서울 강남,과천 등지의 재건축 지분 호가가 뛰었다. 물론 주택업계와 집주인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세는 아니다.

이 때문에 수요자들의 생각이 복잡해지고 있다. 따라서 해석도 제각이다. 일시적 호재로 인한 '깜짝 반등'인지,바닥을 찍고 점진적 상승국면에 돌입한 신호탄인지를 가늠하기가 쉽지않은 까닭이다.

◆봄철 집값 보합세 예상

올 봄 집값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침체 심화에도 불구하고,성수기라는 계절적 특성에다 정부의 부양대책 등의 호재가 잇따르면서 보합세나 소폭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연말 상승을 점치는 '하반기 회복론'도 있지만,대체적으로는 '2년 이상 장기침체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에 규제완화 등 정부정책,저금리,유동자금 등은 여건이 좋은 편이지만,미분양 적체,분양가 수준,실물경기 등의 조건은 좋지않기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등 '쓰나미급 대외 악재'가 겹쳐지는 상황이어서 단기회복은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개발 호재지역 미분양 · 신규분양에 주목

상황이 이렇다고 손을 놓고 무관심하는 것은 좋지않다. 자금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은 2~4년 정도를 내다보고 장기투자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 개발재료가 풍부한 지역의 미분양 단지 등을 둘러보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내집마련을 해야하는 무주택자들은 자산상태와 청약가점을 따져보고,송파 · 광교 등 유망지역을 갈 수 없는 처지라면 가격 메리트가 있는 신규분양이나 미분양,경매 등에 관심을 갖는 게 유리하다.

신규 분양은 1000가구 이상의 수도권 대단지,서울 용산 일대의 재개발단지,인천 청라 등 경제자유구역 등으로 타깃을 한정해서 조심스럽게 청약전략을 짜볼 것을 권한다. 상반기 용산 일대에서는 10개 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마포 · 서대문 일대도 눈여겨 볼 만하다. 삼성물산이 내달중에 마포 공덕동에서 래미안공덕 5차를 선보인다. 서울 북가좌동에서는 '래미안'과 'e-편한세상'이 나온다. 전체 가구수만도 2664가구에 달한다. 6월엔 마포 아현뉴타운 3구역에서 대우건설이 3277가구를 준비 중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서 5월에 2540가구의 대단지가 나온다.

미분양 아파트는 서울의 경우 지하철 9호선,경의선 복선전철 개통예정구역 주변을 노려볼 만하다. 수도권에서는 김포 한강,인천 청라 등 택지지구와 평택 용이지구 등 개발호재지역을 둘러보 만하다.

◆재개발 · 재건축은 신중해야

재건축 · 재개발 지분 투자는 사업추진이 원만하고 저평가됐다고 확신할 수 있는 곳이 아니면 신중해야한다. 노후주택 밀집지역의 연립주택 등 재개발 물건은 경기침체와 용산사태 등의 여파로 작년부터 지분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섣불리 접근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재건축 예정 단지도 물건도 마찬가지다. 작년 말까지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있었는데,지난 달부터 가격이 올라서 꼼꼼히 따져보고 판단해야한다. 차라리 요즘처럼 투자가치 판단이 어려운 시점에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재건축 · 재개발 구역 내 경매물건에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박영신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