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 경기침체에서 찾을 수 있다. 심리적 측면에선 공황 단계에 이미 진입한 데다 실업 증가와 소득 격감으로 유효수요가 줄면서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경제 위기 국면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경기가 바닥을 다졌다는 확신이 생겨야 국내 부동산시장도 회복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문제는 '그것이 언제냐'라는 점이다. 최상의 시나리오(V자형 회복)는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서 회복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U자형 회복에 무게를 둔다. 미국과 유럽,아시아 경제가 동시에 회복되려면 내년 하반기나 2011년 상반기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동유럽 경제가 파탄나고 중국도 저성장으로 추락하면 L자형,또는 더블딥(잠깐의 경기회복을 거쳐 다시 침체에 빠지는 M자형)도 각오해야 한다.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가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했고 세계경제의 키를 쥔 미국의 금융 · 산업 구조조정은 더디기만 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말 2009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평균 2.2%라고 발표했다가 지난 1월 0.5%로 내렸다. 오는 5월께는 마이너스 성장 전망치를 내놓을 모양새다.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는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작년 말만 해도 올 하반기엔 경기가 바닥을 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 누구도 이런 말을 못하게 됐다. 2~3년은 지나야 회복을 논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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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