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09년 표준지 공시지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에 이어 10년만에 처음으로 내렸다.

이는 작년 실물경기의 침체로 인해 개발사업이 지연되고 아파트 건설부지, 상업용지 등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땅값이 10년만에 하락한 게 그대로 반영된 결과이다.

◇ 수도권 지역 많이 하락 = 올해 표준지 50만필지의 공시지가는 1.42% 떨어졌다.

1989년 지가공시제도가 도입된 이후 전년보다 하락한 것은 1999년에 이어 두번째이다.

올해 하락폭은 1999년의 9.34%에는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최근 몇년 동안 큰 폭으로 상승했던 추세가 꺾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2003년 15.47%, 2004년 19.34%, 2005년 15.09%, 2006년 17.81%, 2007년 12.40%, 2008년 9.63% 등으로 참여정부의 대규모 개발사업과 맞물려 오름폭이 컸었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많이 떨어진 지역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전국 249개 시.군.구중에서 223개 지역의 표준지 공시지가가 떨어졌으며 용인 수지(-5.1%), 충남 연기(-3.99%), 서울 강남(-3.23%), 용인 기흥(-3.22%), 성남 분당(-3.17%) 등이 3% 넘게 떨어졌다.

과천(-2.81%), 서울 양천(-2.32%) 등도 하락폭이 컸다.

참여정부에서 땅값이 많이 올랐던 행복도시(-2.58%), 기업도시(-0.96%), 혁신도시(-0.76%)와 2차 뉴타운지역(-1.67%), 3차 뉴타운지역(-2.19%)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전북 군산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현대중공업 유치, 새만금사업 조기 추진 등의 영향으로 9.1%나 올랐다.

인천 남구와 부산 강서구도 개발호재의 영향으로 3%대에서 상승했다.

용도지역별로는 주거지역(-1.97%)과 상업지역(-1.73%)의 표준지 가격은 하락한 반면 농림지역(0.27%)과 녹지지역(0.22)은 소폭이지만 올랐다.

가격 수준별로는 1㎡당 1만원에서 10만원사이의 표준지가는 0.27% 상승했으나 1㎡당 100만원이상 표준지는 2% 이상 하락했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시.군소재 1천만원이상 표준지는 6.64%나 하락했다.

◇ 서울 명동 파스쿠찌 5년연속 최고 =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충무로1가에 있는 파스쿠찌 매장이다.

이 땅은 1㎡당 6천230만원(평당 2억588만원)으로 평가돼 작년보다는 1㎡당 170만원 떨어졌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 비싼 땅의 지위는 지켰다.

이 땅은 2005년 이후 최고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두번째로 비싼 땅은 명동2가 33-2 우리은행 명동지점으로 1㎡당 6천40만원이다.

이 땅도 작년보다는 170만원 떨어졌다.

3, 4, 5위인 서울 중구 충무로 2가 65-7(1㎡당 6천30만원), 중구 충무로2가 66-23(1㎡당 5천960만원), 중구 명동2가 52-10(1㎡당 5천760만원) 등도 모두 작년보다는 떨어졌다.

반대로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곳은 경남 산청군 삼장면 내원리 산42로 1㎡당 110원이었다.

작년보다는 10원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