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로 신도시 등 택지개발지구에서 아파트 · 연립주택 등을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용지의 대금 연체율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23일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택지개발지구 내 공동주택용지 연체액은 모두 2조3361억원으로 회수 대상 총액 2조6752억원의 8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작년 1월(연체액 2661억원,연체율 37%)보다 연체액은 7.7배,연체율은 2.3배 각각 늘어난 수치다.

공동주택용지 연체액은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해 10월 6300억원에서 두 달 후인 작년 12월에는 2조302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상가용지,단독주택용지 등을 포함한 토공의 전체 택지대금 연체액도 3조5013억원으로 연체율이 회수 대상총액(4조354억원)의 87%에 달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재무관리 차원에서 통상 연말에 잠시 연체를 하더라도 연초에 갚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되레 증가했다"며 "실물경제 위기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축소 등으로 건설사들이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택지대금 납부 지연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한주택공사도 지난해 매각한 4개 필지 가운데 화성 봉담,성남 도촌,파주 운정 등 3개 필지의 중도금이 연체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 역시 광교신도시에서 공급한 7개 필지 가운데 3개 필지의 택지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택지대금 연체가 급증하면서 올해 공급될 예정인 아파트 분양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경우 지난해까지 민간에 공급된 12개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상당수가 택지대금을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 10월로 예정된 아파트 분양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