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개통을 앞두고 요즘 하루에만 10통 이상씩 매수 문의가 와요. 하지만 실제 거래는 신통치 못하네요.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

수도권 신설 전철 개통을 앞둔 주요 수혜 지역들은 현재 매수자와 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올해 전철이 개통하는 지하철 9호선(5월),경의선 복선전철 문산~성산 구간(6월),경춘선 춘천~망우 구간(2010년),신분당선(2010년) 주변 지역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주인들은 집값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반면 매수자들은 좀 더 지켜보자며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도 전철 개통이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수도권 新황금라인] 실제 거래는 신통치 못하네요

서울의 핵심 업무지구인 여의도와 강남을 연결하는 지하철 9호선은 환승역(총 13개) 주변,한강 조망권 지역,급행정차역 등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기대감이 부쩍 높아졌다.

지하철 2호선과 환승 연결하는 영등포구 당산역 일대는 매수 문의가 밀려들고 있지만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 성사는 쉽지 않다. 당산역은 급행열차 정차역인 데다 2호선 환승으로 강남ㆍ북 모두 접근성이 편리해 지하철 9호선 개통에 따른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특히 9호선 지하출구 2곳과 직접 연결될 삼성래미안 4차 아파트의 경우 올 들어 매도 호가만 5000만~1억원가량 뛰었다. 작년 말 11억~11억5000만원가량에 매물이 나와 있던 191㎡(58평형)의 호가는 현재 12억원 이상으로 올랐다. 142㎡(43평형) 역시 8억원대 이하에서는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전세도 주택형별로 작년 말에 비해 3000만~5000만원 정도 오른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현재 142㎡는 3억~3억2000만원,191㎡는 3억6000만~4억원을 호가한다.

당산역 인근 독일부동산의 전일권 대표는 "최근 집주인들로부터 하루 7~8통가량의 문의 전화가 온다"며 "대부분 집값이 얼마나 더 오를지 묻는 전화"라고 말했다.

흑석역 주변의 기대감도 높다. 이 일대는 지대가 높아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뉴타운 개발 호재까지 맞물려 일찌감치 9호선 수혜 지역으로 주목받았다.

흑석역 인근 열린공인의 김미숙 실장은 "명수대 현대아파트 145㎡(44평형)가 8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라며 "한강 조망이 가능한 한강현대아파트에 대한 문의 전화도 하루 10통 이상 걸려온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하지만 개통 때까지는 실거래보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新황금라인] 경의선…행신ㆍ파주신도시 전세수요 늘어

경의선 복선전철은 행신역(경기 고양시) 문산역(경기 파주시) 주변이 대표적인 수혜지로 꼽힌다. 특히 행신역의 경우 하루 16회 운행하는 KTX를 통해 20분이면 서울역까지 도착할 수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층이 몰리면서 행신지구 소만마을과 무원마을 일대 오피스텔은 전세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소만마을 인근 현대공인의 배지윤 대표는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에 따른 효과를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10통 이상씩 걸려오고 있다"며 "거래는 매매보다는 전세 위주로 활발한 편"이라고 전했다.

현재 소만마을 삼신5단지 99㎡(30평형)의 매도 호가는 3억원 선.전세는 1억1000만~1억3000만원 정도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행신지구와 더불어 파주신도시 역시 전철 개통에 거는 기대가 크다.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파주 문산역은 10분마다 전철이 출발한다. 운정지구 인근 석사부동산의 권순훈 소장은 "집주인들이 집값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매물을 거두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매매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전세는 올해 들어 주택형별로 30여건씩 거래됐다"고 말했다.

운정 굿모닝힐2차 99㎡(30평형)의 경우 현재 2억5000만원을 호가하며 전세는 8000만~1억원 정도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수도권 新황금라인] 경춘선ㆍ신분당선…"일단 지켜보자" 차분

올해가 아닌 내년 개통 예정인 경춘선 복선과 신분당선 주변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상태다. 개통 시기가 좀 남은 데다 개발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중흥에스클래스 아파트의 경우 급매물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렇다할 매수세는 없는 상황이다. 인근 호평지구 금강아파트와 동원아파트 역시 99㎡(30평형)대의 급매가가 2억6000만원 수준으로 하락했으나 실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곡동 인근 부동산천하 관계자는 "경춘선 복선전철은 지금까지 사업이 연기돼 오다 이제야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반응이나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분당선 주변 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서초구 신원동 인근 새원공인의 안은영 대표는 "신분당선이 호재인 것은 분명하나 요즘 은행 대출이 힘들어 매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이호기/이기주/김일규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