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 침체가 심화되며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월세시장도 지난 4분기 하락했다.

일부 소형 수요는 남아있지만 전반적인 거래 부진이 월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고 임차인 우위 시장으로 전환되며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나 매매·전세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월세 전환율과 임대수익률 지표는 오히려 소폭 올랐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 4분기 서울의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 분기 대비 0.14%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지난 2007년 3분기 이후 1년여 만에 첫 하락세다.

월세는 물론 매매, 전세지수도 모두 동반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서울지역 아파트시장의 가격 약세가 전방위 확산, 심화되는 양상이다.

전월세 전환률은 4분기 9.11%를 기록하며 전세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소폭 올랐고 임대수익률 또한 매매가격 급락 탓에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지난 4분기 서울 기준 2.97%를 나타냈다.

2008년 4분기 부동산114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전 분기 대비 0.14% 하락한 97.44(2002년 8월=100) 를 기록했다. 일부 소형 매물은 거래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월세시장도 수요부족으로 거래가 부진한 탓이다. 매매, 전세 가격의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월세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치구별로는 한강 이북 지역의 월세가격지수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한강 이남 지역은 4분기 하락지역이 많았다. ▲도봉(2.90%) ▲광진(2.79%) ▲동대문(2.56%) 등이 4분기 올랐고 ▲영등포(-2.06%) ▲관악(-2.02%) ▲구로(-1.87%) 등은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노원, 성북 등에 비해 월세 상승폭이 덜했던 도봉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관악과 영등포, 구로 등지는 임대수요 감소와 급등한 아파트 가격의 조정이 이어지면서 월세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강남 3구에서는 지난 연말을 고비로 매매, 전세가격이 소폭 회복세를 보인 송파구가 월세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고 강남과 서초는 상대적으로 입주물량 여파 등 전세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미미하지만 약세를 보였다.

규모별로는 49.5㎡ 미만 초소형의 월세 상승이 두드러졌다. 전 분기 대비 1.05% 상승했다. 송파와 도봉 지역의 소형 월세가격 상승 영향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물건을 구하기 쉬웠던 중소형 구간은 월세 하락이 나타났다.

2008년 4분기 서울시 아파트 월세가격지수 기준 전월세 전환률은 9.11%를 기록하며 3분기보다 0.24%p 상승했다. 월세지수는 하락했지만 전세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오히려 전월세전환률은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9%대를 회복했다.


전월세 전환률의 상승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 성향은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자들의 현금 유동성 저하와 실물경기 침체로 월세를 부담하려고 하는 임차인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자치구별로는 4분기 전세가격 하락폭이 컸던 강동이 10.10%를 기록하며 전월세전환율이 높았고 ▲송파(9.93%) ▲강서(9.71%) 등이 뒤를 이었다.

아파트 규모에 상관없이 전 주택형에서 전월세전활률이 상승했고 특히 49.5㎡ 미만은 3분기보다 0.32%p 상승하며 10.23%를 기록해 2007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전월세 전환률을 보였다.

4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로 본 임대수익률은 3분기보다 0.07%p 상승한 2.97%로 조사됐다. 월세가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매매가격이 급락하며 임대수익률은 소폭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관악(3.48%) ▲성북(3.46%)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수익률을 기록했고 ▲마포(3.32%) ▲서초(3.26%) ▲강남(3.22%) ▲동대문(3.13%) ▲성동(3.00%) 등이 3% 이상의 임대수익률을 나타냈다. 서울 구별 대부분이 3분기보다 임대수익률이 소폭 올랐고 성동과 서대문만 소폭 내렸다.

규모별로도 전 주택형에 걸쳐 임대수익률이 상승했고 49.5㎡ 미만은 전 분기 대비 0.51%p 상승한 4.80%로 조사됐다.

부동산114 최성헌 팀장은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월세가격의 추가 하락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서울 아파트 월세시장도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그러나 아파트 월세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형아파트는 상대적인 공급 부족과 계절 요인으로 소폭 상승할 수 있고 개발사업에 의한 소형주택 멸실이 월세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격 급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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