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상가 분양시장에서는 서울 · 수도권에서 줄줄이 쏟아져 나올 일부 '초대형' 상가들이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상권전망이 양호한 곳에 나오는 데다 상가 규모가 커서 준공될 경우 해당지역에서 랜드마크 상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 강서 마곡지구 내 3조5000여억원의 보상금을 포함,올해 1분기에만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약 10조원의 토지 보상금이 풀릴 예정이어서 이들 보상금이 상가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29일 부동산 상가개발업계에 따르면 올봄 서울지역에서는 '동남권 유통산업단지 가든파이브'와 '노량진 민자역사 내 상가'가 공급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커낼워크 주상복합 단지 내 상가'가 나온다.

가든파이브 상가는 SH공사가 청계천 상인 이주 수요를 염두에 두고 송파구 문정동 일대에 전체 연면적 82만㎡ 규모로 조성한 매머드 상가다.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과 비교해 6배 규모,롯데월드 쇼핑몰에 비해서도 1.4배나 큰 규모다. 6000여명의 청계천 이주상인이 우선 입점하게 되며 29일 현재 4000여명이 아직 미계약 상태로 남아 있다. 계약완료 기한은 내달 6일까지로 이주상인 미계약분에 따라 일반 분양분이 결정된다.

또한 청계천 이주상인과는 별개로 380개의 전문매장도 일반분양이 계획돼 있다. 전문매장은 게임,의류,의료,모바일 기기 등 신규 업종을 대상으로 한다.

가든파이브 상가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김남주 SH공사 가든파이브 기획관리팀장은 "일반에 분양하게 될 전문매장 1300여개의 점포를 380여개로 묶어 조성했기때문에 점포당 단위면적이 넓은 게 장점"이라며 "2층 내 76㎡짜리(23평형 · 전용면적 23㎡) 점포의 분양가가 2억5000만~3억원대 후반에 책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께 분양 공고될 예정이다.

지난해 시공사 선정을 마친 노량진 민자역사 내 상가는 2월 중순께 공급할 예정이다. 상가 점포 소유권을 넘기는 분양이 아닌 최대 30년간 장기임대할 수 있는 임대공급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체 연면적 12만2018㎡로 민자 역사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2009년 개통 예정)과 맞닿아 있어 교통여건이 좋다. 3~4층은 잡화의류점,5~6층 '더 큐'라는 백화점이 들어선다. '더 큐'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백화점과 카페테리아가 입점한다. 지상 9~10층에는 9개관(1800석) 규모의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들어선다. 지상 5~6층 '더큐'의 임대가는 3.3㎡당 3000만~3500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노량진 민자역사 상가 공급 담당자는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을 끼고 있는 형태로 3층은 지하철에서 내리면 바로 맞닿아 있고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며 "구체적인 공급시기,임대가격,임대기간 등이 최종 협의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공급되는 커낼워크 상가도 지난해 9월 약 2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센트로드 상가'의 청약열풍을 이어갈지 관심사다.

커낼워크 상가는 전체 연면적 5만1522㎡에 350개 점포로 구성됐다. 내달 분양 예정이다. 인천대교(2009년 10월 개통 예정)와 가까워 인천공항까지 차로 약 1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인천 지하철1호선 연장선(6.5㎞)이 올해 10월께 개통되면 교통 여건이 더 좋아진다는 게 커낼워크 측 설명이다. 국내 최초로 개발되는 수로(水路)를 낀 대형 스트리트 몰이다.

이 밖에 지난해 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주공단지 내 상가도 내달부터 100여개의 점포가 차례로 공급된다. 경기 고양시 일산 대화동의 킨텍스 지원시설인 전체 연면적 16만9605㎡짜리 '레이킨스몰'도 관심거리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시중금리가 안정 기조에 접어들었고 위례신도시 · 마곡지구 등을 비롯 택지지구 보상금이 연내 20조원이 풀리는 것 등이 대형 상가분양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투자자들이 값싼 급매물과 경매 물건 등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어 분양결과가 순조로울지는 단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