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에서 분양한 마지막 민간 아파트가 최고 51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 청약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주택 분양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가운데 이처럼 높은 인기를 끈 요인은 입지 여건이 뛰어난 데다 같은 신도시에서 2006년 분양한 아파트에 비해 3.3㎡(1평)당 평균 250만원 정도 싼 분양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서해종합건설이 판교신도시 A20-2블록에 짓는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 아파트는 921가구 모집에 2만5651명이 청약해 평균 2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총 948가구이며 특별공급 물량 27가구를 제외한 921가구가 20일부터 이날까지 1순위 청약을 받았다.

특히 62가구를 공급한 121㎡형은 성남 거주자 우선 공급에서 660명이 청약해 3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수도권지역 1순위 청약에서는 1560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51 대 1까지 치솟았다. 253가구가 나온 145㎡형은 성남 우선 공급 물량 경쟁률이 35 대 1을 보였고 수도권 거주자 경쟁률은 49 대 1로 나타났다. 4가구를 분양한 펜트하우스에는 59명이 청약했다. 푸르지오 그랑블 아파트는 성남시민에게 전체 물량의 30%를 우선 공급했다.

판교의 높은 인기는 무엇보다 낮아진 분양가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푸르지오 그랑블의 분양가는 3.3㎡당 1588만원.2006년에 분양한 132㎡형 이상 아파트는 분양가와 인근 시세의 차이가 클 경우 청약자가 채권을 매입하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돼 실분양가는 3.3㎡당 1838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당신도시 등 인근 집값이 급락해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푸르지오 그랑블의 분양가(기준층)는 크기가 가장 작은 121㎡형이 5억8790만원이며 가장 큰 171㎡형은 8억4654만원으로 책정됐다. 펜트하우스인 331㎡형은 22억2625만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교신도시 청약 결과가 수도권 분양시장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판교신도시의 경쟁률이 높은 것은 가격적인 매력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꽁꽁 얼어붙은 분양시장이 회복세를 탔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