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중공업 직원들, "설마 했는데.." 망연자실

"회생을 위해 그동안 밤잠을 줄여가며 탄탄하게 준비했는데 퇴출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정말 죽고 싶을 뿐이다.

"
20일 오후 3시 전남 목포시 연산동 C&중공업 본사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건설사와 조선사에 대한 채권단의 신용위험평가 결과 C&중공업이 퇴출대상인 D등급(부실기업)으로 분류됐다는 소식에 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설계팀을 포함해 총무 등 270여 명의 직원들은 수개월째 월급이 밀렸지만,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믿음 하나로 버텨왔고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내려져 공장 가동은 시간문제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국 퇴출기업 명단에 이름이 오르자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일손을 놓은 채 망연자실해했다.

총무팀 박원재 대리는 "퇴출 대상 조선소로 분류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채권단 간의 이해득실로 정상화 일정이 좀 늦어지긴 했지만, 결과가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워크아웃 실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서둘러 퇴출을 결정한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상화를 위해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해 왔는데, 시설자금이 지원되기만 하면 바로 일어설 수 있는데 성급하게 퇴출 결정을 내려 수많은 근로자를 '실직의 대열'에 서게 했다"며 "죽고 싶을 뿐"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다른 직원들도 사무실 밖으로 나와 어디간에 휴대전화를 걸고 서성거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며 정문도 외부 손님에 대해 출입을 금지하는 등 뒤숭숭한 모습이었다.

시설자금이 지원됐더라면 지난해 말 진수됐을 8만1천t급 벌크선 조립 현장에는 대형 블록과 강판, 자재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한 직원은 "월급을 받지 못했지만, 대형 블록이 퍼즐 조각처럼 하나씩 맞춰져 진수될 날을 생각하면 열심히 일을 했는데 떠나야 한다니 정말 비참하다"고 말했다.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chog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