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한파 속에 상가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어있는 가운데 설 이후 대형급 상가들을 중심으로 릴레이 공급이 예정돼 있어 모처럼 깊은 동면을 접고 기지개를 펼 전망이다.

그러나 부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 가능성이 아직까지는 낮고 가격 거품논란도 잠재돼 있어 본격적인 시장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일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2월중 첫 포문을 여는 상가중 비교적 주목률이 높은 곳은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의 커넬워크 상가와 서울 동남권 유통단지 '가든파이브'다.

특히 350개 점포가 공급될 커넬워크 상가는 지난해 9월 27: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센트로드 상가 청약 열풍을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연면적 82만㎡로 코엑스에 비해 6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가든파이브도 2월중 게임과 의류, 의료등 신규업종에 대해 일반투자자 모집에 나선다.

또 지난해 12월 31일 아파트 입주를 시작한 판교 신도시내 주공상가도 2월 이후 올해 공급 예정인 100여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의 급랭으로 상가 공급 시기를 지난 하반기에서 올 상반기로 늦췄던 상가들의 공급도 속속 진행된다. 경기도 일산 킨텍스 지원시설인 연면적 16만9605㎡의 레이킨스몰도 3월로 공급시기가 잠정 조정돼 있고, 9호선 신설 역세권의 수혜가 예상되는 서울 강남 교보타워역 주변 근린상가도 3월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상가시장을 주도할 대표적인 지역 상품인 판교 근린상가도 토지승낙사용시기가 오는 4월로 다가오면서 공급업체들의 준비가 한창이다.
시공사 선정 문제로 표류중이었던 노량진 민자역사(연면적 12만2018㎡) '더 큐'의 공급도 설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잇따른 대형급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다각적인 움직임도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경기불황의 가속도를 제어할만한 이렇다할 장치가 부재중이라 지역별, 상품별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은 배제할 수는 없다.
2008년 7~11월 공급됐던 판교 주공상가의 경우 타지역에 비해 내정가가 높았고 무엇보다 경기침체의 파편을 피할 수 없어 90개 점포중 3분의 1 이상이 주인을 찾지못했던 전례가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선발대로 나선 공급 업체에 대한 분양성적에 따라 후발 공급업체들의 공급 시기 재조정 공산도 크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시중금리 안정 기조와 위례신도시, 마곡지구를 비롯한 연내 20조에 달하는 토지보상비의 부동산 재유입 등도 시장 호재로 봐야 하지만 투자자들의 고강도 심리위축 해동은 여간 쉽지 않아 보인다"며 "판교와 강남등 일부 지역에서는 고분양가 논란도 관측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메리트를 반감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현지 업계에 따르면 판교상가의 경우 1층 기준 3.3㎡당 5000만원 안팎, 교보타워 주변 상가는 1층 기준 3.3㎡당 최고 1억원 상회를 예상하고 있어 거품 가격 논란을 피해가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입가격에 대해 상대적으로 이점이 높은 급매물, 경매 물건 등으로 관심을 돌리려는 투자군의 증가 조짐도 신규 공급시장에서는 불안한 요소다.

박 소장은 "경기불황의 위협이 큰 현실에서 어느해보다 상가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더욱 강하게 내보일 것"이라며 "공급업체 역시 중도금 무이자 대출과 공급가격 수위 조절, 투자설명회 개최 등 다양하면서도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로 대처해 나갈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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