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집값이 강남권 집값 반등 움직임에도 불구,'나홀로 하락'하고 있다. 연초 집값이 강남 송파구를 중심으로 '반짝'하고,분당 용인 등 다른 버블세븐 지역에도 급급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소식과는 대조적으로 하락폭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재건축 규제 완화와 제2롯데월드 허가 등에 따른 기대감으로 강남권 주택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지난 한 주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0.01% 상승, 반년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강동구(0.76%)와 송파구(0.43%) 강남구(0.03%)가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목동을 비롯한 양천구 집값은 전주에 비해 오히려 0.26% 떨어졌다.

지난주 발표된 국토해양부의 12월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목동3단지 89㎡(27평)형은 4억5000만원(4층)으로 미끄러졌다. 2006년 12월 8억45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작년 1~3분기에 6억~6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목동 집값이 폭등하기 시작한 2005년 말~2006년 초 가격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최고가 물건과 초급매물 가격을 비교한 것이지만 거의 반토막 난 수준이다.

목동2단지에 사는 한 집주인은 "89㎡ 매물이 4억7000만원까지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 4억5000만원에 실제로 팔렸다니 놀랍기도 하고 언제까지 하락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잘 나가던 목동 아파트 '바닥없는 추락' 왜?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목동11,12단지 등 외곽에선 4억5000만원 이하의 89㎡ 매물이 널려 있다"며 "목동 안에서 블루칩으로 불리는 2,3,5단지에서도 115㎡(35평)이 최근 7억5000만~8억원까지 떨어져 매매됐다"고 귀띔했다. 목동3단지 115㎡는 2006년 11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된 뒤 작년 3분기에 10억원대를 간신히 유지하다 연말부터 급격히 내리막을 탔다.

목동 집값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이유는 크게 △강남권 집값을 이끄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없는 데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고교선택제 도입이 목동권역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예상 △2006년 이후 강남을 능가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거품이 단기간에 부풀려진 데 따른 후유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목동2단지 인근 월드우성부동산의 오은해 사장은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면 강서,양천구 일대 학생들이 목동지역 고등학교로 많이 유입될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그나마 사정이 나을 것으로 보이는 강남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작년 중반부터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엘스 리센츠 파크리오 등 잠실 재건축 아파트의 중소형(33평형) 아파트 값이 입주 물량이 넘치면서 작년 12월 8억원대로 떨어지자 비슷한 주택규모인 목동의 115㎡ 집주인들이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잠실로 집을 옮겼다는 얘기다.

그러나 목동 집값 소외현상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일부 관측도 있다. 목동2단지의 한 중개사는 "89㎡가 4억5000만~5억원이면 바닥을 친 가격으로 보인다"며 "115㎡의 경우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매도 호가가 9억원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강남권 재건축 외에 일반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 목동 집값도 동반 상승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