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고수 투자전략 엿보기] "해외교포들, 지금 분당·용인 아파트 주시"
그가 해외 마케팅을 준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주택수요가 워낙 위축돼 있다보니 교포자금을 활용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생각에서다. 12일간 LA에 머무르면서 하루에 6~7팀씩 모두 100명에 가까운 교포들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이 사장은 "교포들이 국내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안전성,환차익,투자수익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로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금융위기 탓에 은행 파산 등을 우려한 교민들이 현지 금융회사에 돈을 예치하기를 꺼리는 데다 국내에 달러를 원화로 바꿔놓으면 환차익(15일 현재 달러당 1392원)까지 볼 수 있다. 여기에 국내 부동산 시장이 미국보다 훨씬 빨리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이 사장은 "국내 부동산 시장의 바닥 시점을 정확히 짚을 수는 없지만 지금이 '무릎'이라고 보는 교포들이 많다"며 "향후 4~5년 정도는 미국보다 한국 부동산이 더 큰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2000년 서울 서초동에 미분양 주상복합 아파트 두 채를 사 뒀다가 2년 전에 팔아 짭짤한 재미를 본 한 교포는 이 참에 미분양 아파트를 한두 채 사두겠다며 매입대상을 물색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100만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내은행에 예치해 놓은 뒤 매수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는 교포도 있었다"며 "양도세 한시면제 등 3대 규제완화 방안이 발표될 경우 곧바로 매수에 나겠다는 교포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특히 "상당수 교포들이 분당 · 판교 · 용인 등 남부권과 고양 등 1기 신도시 주변지역을 주시하고 있다"며 "투자대상으로 강남권 등 서울보다 되레 수도권(경기 · 인천) 인기지역의 투자메리트가 더 크다고 보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고 말했다. 분당 · 용인 등 최근 집값이 크게 떨어진 곳에서 싼 값에 집을 사 4~5년간 세를 놓다 팔면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거둘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민들이 첫 손에 꼽은 투자대상은 역시 아파트였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계속된 규제로 수도권은 수요가 많은 곳에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던 만큼 경기 회복기에는 입지여건이 좋은 수도권 대단지 집값 오름폭이 클 것으로 본다"며 "서울 강남권을 주목하는 교민도 많지만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커 부담을 느끼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소액 투자자들의 경우 임대수익을 올리면서 중장기 차익을 노릴 수 있는 서비스드레지던스,오피스텔 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땅 투자를 염두에 두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했다. 땅값은 집값보다 적게 떨어진 데다 매매가 쉽지 않아 환금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장은 "부산 해운대 쪽에는 바닷가를 끼고 있어 빼어난 조망권을 갖춘 미분양 단지를 중심으로 최근 일본계 교포들의 입질이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환차익은 물론 중도금이나 잔금을 선납할 경우 분양가를 7% 안팎 할인받는 데다 교포 대상 마케팅 때마다 등장하는 '특별 세일'조건 등을 활용할 경우 훨씬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2월에 다시 LA로 건너가 서울 · 수도권과 부산권 미분양 마케팅을 위해 쇼룸 개설 등 해외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사장은 아파트 등 부동산 분양분야에서만 14년째 일하고 있는 마케팅 전문가다. 현대건설에 근무할 때는 '국내 최연소 분양소장'이라는 닉네임을 얻기도 했다. 첫 분양소장 때 그의 나이는 25살이었다. 그는 현재 경기도 고양,부산 해운대 등에 있는 아파트 8000여가구의 분양대행을 맡고 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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