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3도 변경해도 안전문제 우려"

성남 서울공항 인근에 초고층 건물이 신축되면 세계적인 항공축전으로 도약하고 있는 '서울에어쇼' 행사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군은 최근 제2롯데월드 신축 계획과 관련해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 하단부를 3도 변경하더라도 서울에어쇼 행사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군의 한 소식통이 14일 전했다.

행사장 인근에 555m 규모의 초고층 건물이 신축되면 참가국 항공기의 비행 등에 안전이 우려된다는 시각을 반영한 의견으로 풀이되고 있다.

2년 주기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에어쇼는 2007년의 경우 26개국, 255개 방산업체가 참가했으며 올해 10월께 열릴 행사에는 33개국, 280개 방산업체의 참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2009 서울에어쇼'부터는 육군의 '지상군 페스티벌' 행사와 통합해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등 행사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에어쇼 행사에서는 우리 공군 블랙이글스팀의 축하 곡예비행과 F-15K, KF-16 전투기의 기동, 수출 대상인 KT-1 기본훈련기와 T-50 고등훈련기의 곡예비행 등이 펼쳐지고 있다.

또 러시아와 미국 등 선진국의 항공기들도 서울공항 상공에서 기량을 과시하며 자국 항공산업의 우수성을 간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런 행사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서울공항 인근에 초고층 건물이 신축될 경우 행사에 참가하는 항공기의 비행이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공군은 동편활주로 방향을 3도 틀 경우 전방향 무선표지시설(VOR/DME) 위치를 변경해 설치하는 한편 정밀접근레이더(PAR)를 추가 설치해 기존의 공항감시레이더(ASR)를 통한 항공기 직진입 절차를 대체하는 보완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에는 지형인식경보체계를 장착해 조종사 스스로 장애물 위치정보와 접근경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제2롯데월드 건물 내에도 회피 조언 또는 최종 경고체계 구축안을 제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항공기에 공항 인근의 장애물을 회피할 수 있는 체계를 별도로 부착한다면 에어쇼 행사에 참가하는 다른 나라 항공기의 안전장치도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롯데월드가 신축되면 서울에어쇼 행사장 변경 등 여러 문제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10월 '2007 서울에어쇼'가 폐막한 뒤 행사를 주관한 '한국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공동운영본부는 "세계 26개국에서 255개 업체가 참가해 10억 달러의 수출상담 실적 기록과 함께 2만여명 이상의 고용창출과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냈다"면서 서울에어쇼 행사도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