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 맞은편 부지에 지상 112층(555m)짜리로 지어질 제2롯데월드 건축이 사실상 허용됐다. 이에 따라 건축 심의와 허가 절차를 거쳐 이르면 상반기 중에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 사업은 최대 2조원을 들여 5년의 공사기간에 연(延)인원 250만명을 투입하는 규모다.

정부는 7일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실무위원회를 열고 제2롯데월드 신축시 최대 쟁점 사항이던 서울공항(성남 공군비행장)의 비행안전 문제를 풀기 위해 동편 활주로를 3도 트는 방안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활주로 방향 변경과 관련한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지 공군과 롯데그룹 측이 협의해 다음 회의 때까지 내도록 했다. 양측이 합의안을 마련해 제출하면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실무위는 이를 본회의에 올려 초고층 건축 허용 여부를 최종 결론짓는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를 3도 조정할 경우 500억~1000억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롯데와 공군의 협의 과정에서 롯데 측이 비용을 얼마나 부담할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동 총리실 국정운영실장은 "롯데 측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공문을 통해 제출한 만큼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면서 "그러나 현물로 할지,현금으로 할지,어느 범위까지 부담할지 등은 양측이 논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 실장은 행정협의조정위가 2007년 7월 결정(초고층 불허)에도 불구,이를 다시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롯데 측이 비행안전 보장을 위한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공문으로 밝혀온 데다 비행안전 관련 장비와 기술이 향상됐으며 관련 법이 바뀌는 등 여러 사정이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측은 "제2 롯데월드는 완공 후에도 약 2만3000명을 상시 고용할 수 있다"며 "고용 창출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사업임을 고려해 비행안전과 경제가 상생할 수 있는 결정이 최종적으로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수진/이건호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