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용자들의 연체율과 주택압류율이 끝없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담보주택 매물 증가로 이어지며 주택 경기 침체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 모기지은행연합회(MBA)는 지난 1분기 모기지를 사용하고 있는 주택 중 이를 갚지 못해 압류당한 주택은 0.99%에 달했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작년 4분기의 0.83%보다 0.16%포인트 높은 것으로,1979년 이후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모기지를 사용하고 있는 10가구 중 1가구꼴로 집을 압류당하고 있는 셈이다.

30일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연체율도 작년 4분기 5.82%에서 1분기 6.35%로 껑충 뛰었다.

이 역시 197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모기지 종류별로는 신용도가 좋지 않은 사람이 이용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변동금리 기준) 연체율이 22.07%로 가장 높았다.

서브프라임을 쓰고 있는 5명 중 1명은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다는 얘기다.

특히 주목되는 건 신용도가 가장 좋은 사람이 쓰는 프라임 모기지 연체율 급증이다.

1분기 프라임 모기지(변동금리 기준) 연체율은 5.47%로 높아졌다.

작년 4분기에는 5.01%였다.

뿐만 아니다.

1분기 중 프라임 모기지를 이용했다가 압류당한 주택은 2만9000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사용했다가 압류당한 주택이 2만채 증가한 것보다 오히려 많다.

모기지발 신용위기가 재발할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MBA 관계자는 "경기부진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프라임 모기지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원리금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기지 연체율과 주택압류율이 높아지면 매물 압박은 더 커지게 된다.

모기지회사들은 원금의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압류주택을 헐값에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편 6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실업률이 전월 5%에서 5.5%로 급등해 2004년 10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