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31일부터 고시됨에 따라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얼마나 늘어날지가 관심이다.

특히 서울 용산을 비롯해 인천,경기 부천.시흥 등 도심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아 이들 지역의 보유세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보유세 상승률이 작년과 맞먹는 최대 40~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6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이 작년보다 낮아 올해 부과되는 보유세는 상대적으로 낮게 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철현 세무사는 "올해 보유세 상승률은 대체로 20% 안팎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유세 최대 40~50% 오를 듯

올해 전국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4.34%로 지난해(6%)보다 낮다.

종부세 부과대상인 6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평균 상승률도 6억원 초과~9억원 이하가 5.76%,9억원 초과는 5.84%로 지난해(평균 9.76%)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올 재산세 과세표준 적용비율이 5%포인트(50→55%),종부세는 10%포인트(80→90%) 상향 조정되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보유세가 지난해보다 최대 40∼50% 늘어나는 사례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 보유자는 종부세율이 6억원 이하(1.0%)보다 훨씬 높은 1.5%가 적용됨에 따라 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예컨대 올 공시가격이 14억5000만원으로 작년보다 8.2% 오른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은 지난해 보유세가 1149만9000원이었으나 올해는 30.3%가량 오른 1498만원을 내야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 동구 신천동 단독주택도 공시가격이 작년 6억1700만원에서 6억3900만원으로 3.5% 상승함에 따라 보유세가 23.4% 오른 261만6375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 6억원 이하 단독주택도 재산세가 10~20% 정도 오를 전망이다.

공시가격이 21% 정도 올라 5억3100만원으로 매겨진 성북구 장위동 단독주택의 경우 작년보다 15.7% 오른 154만원을 올해 재산세로 내야 한다.

대전 동구 선화동 소재 주택은 공시가격이 작년보다 100만원 떨어진 1억3400만원이지만 재산세 과표 적용률이 오르기 때문에 보유세는 작년보다 6.5% 늘어난 29만1000원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종훈 세무사는 "최근 집값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상황이어서 보유세 부담이 심리적으로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6억원 초과 수도권에 몰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404만가구 중 6억원 초과 단독주택은 올해 3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만가구의 표준 단독주택 가운데 6억원을 넘는 주택은 전체의 0.8%인 1542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서울 1272가구,경기 262가구 등 수도권이 99%인 1534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구별로는 강남구가 371가구,서초구 253가구,송파구 121가구,강동구 45가구,성북구 44가구,광진구 39가구 등의 순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종로구 신문로 2가 단독주택이 36억2000만원으로 3년 연속 전국 최고가격을 경신했다.

이어 용산구 이태원동 단독주택이 35억9000만원, 강남구 청담동 단독주택이 3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용산 등 재개발지역 급등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가장 큰 특징은 재개발지역의 강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상승률 상위권에 든 지역들은 뉴타운 등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실제 용산 역세권 개발,한남 뉴타운 등 개발호재가 즐비한 서울 용산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15.6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또 뉴타운 후보지역으로 거론되는 성동구(11.61%) 양천구(9.11%)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인천지역도 검단신도시,청라지구 개발,도심지역 재개발 추진 등에 따라 중구가 12.73% 오른 것을 비롯해 남구 11.88% 등 거의 모든 지역이 10%를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인근 부천에서도 뉴타운 사업장인 오정(8.90%) 소사(12.17%) 등의 상승세가 컸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