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시.시청 앞 모니봉 거리에서 2~3㎞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한국 건설업체가 개발·시공하는 지상 42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골드타워' 공사가 한창이다.

한국업체들이 부지매입에서부터 설계·시공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추진하는 이 빌딩은 이제까지 프놈펜에서 가장 높았던 13층짜리 외국계 호텔을 훌쩍 뛰어넘는 최고층으로 착공 전부터 많은 화제를 낳았다.

현재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업체들이 주도하는 부동산개발이 러시다.지난해 이 나라에 투자한 외국자본 가운데 한국은 투자액과 투자건수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국내 부동산시장 침체로 해외시장 진출이 건설업체들의 화두가 된 가운데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보다 개발 가능성이 높은 캄보디아가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골드타워 개발업체인 ㈜연우의 최종해 사장은 "현재 프놈펜에는 현지 부유층과 외국기업들이 이용할 만한 주거·업무시설이 크게 부족한 상태"라며 "골드타워 최상층에 배치된 24가구의 펜트하우스는 이미 왕족과 고위공무원 등에게 사전분양이 끝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 빌딩의 시공업체인 한일건설은 프놈펜시 북쪽 외곽에 '캄코시티(CAMKO CITY)'라는 신도시 건설을 추진 중이다.이미 일부 착공에 들어간 이 단지에는 8000여가구에 달하는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GS건설은 현재 프놈펜 시내에 골드타워보다도 더 높은 52층 규모의 주거복합건물이 들어서는 '초고층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부동산개발업체인 DYG도 지난해 프놈펜시내에서 88가구(지상 15층) 규모의 '더 스카이' 주택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공정이 50% 정도 진행된 이 아파트는 오는 3월부터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같은 개발열풍으로 프놈펜 땅값은 급등하고 있다.작년 초 1㎡당 1500달러에 불과하던 시내 중심지역 땅값은 현재 두 배인 30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현지 한국개발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30평대 아파트 임대료가 월 3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주택공급이 워낙 부족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땅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그는 "훈센 총리가 집권한 이후 투자환경이 개선된 데다 지난 2000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경제고문으로 위촉했을 정도로 지한파로 알려져 한국 건설업체와 금융업체들의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캄보디아 투자 붐으로 프놈펜행 항공편 좌석을 구하기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매주 2회씩 운항하던 것을 작년 11월 매일 1회 운항으로 증편했지만 좌석 구하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란 것이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프놈펜 땅값이 단기에 지나치게 급등해 국내 업체들의 해외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현지 부동산개발업자인 조영식씨는 "최근 프놈펜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서울 강북권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며 "이곳에 진출한 국내 개발업체 중에는 청약경쟁률을 부풀리는 등 거짓정보를 흘리면서 가격을 너무 올리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놈펜(캄보디아)=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