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오는 9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시세보다 낮게 책정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선 지자체에서 분양가자문위원회를 통해 건설업체의 분양가를 억제하고 있는데다,일반 소비자들 역시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이미 시작된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분양가 낮추기'에 고심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청약을 받았던 원주 효성 백년가약은 35평형 분양가가 평당 평균 556만원 선으로,지난해 4월 분양한 인근 아이파크 30평형대(평당 616만원)보다 10% 정도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저가 분양가에 힘입어 이 단지는 최고 청약 경쟁률 2.9 대 1로 전 평형이 순위 내 마감됐다.

이달 15일 분양됐던 오산 원동 현대 힐스테이트의 평당 분양가도 인근 오산 운암지구의 아파트 시세의 90% 수준이다.

같은 날 청약을 접수했던 GS건설의 부천 송내자이 역시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를 낮게 책정했던 24평형이 18.3 대 1의 경쟁률로 성공적으로 분양됐다.

앞서 지난 3월 중순 대우건설은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서 고척 푸르지오 아파트를 평형별로 당시 주변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싸게 분양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내지 않으려고 분양가를 자진해서 낮추는 측면도 있지만,그보다는 일선 지자체에서 분양가를 종전 수준 이하로 통제하는 데다 실수요자들도 원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분양가를 쥐어짜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