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오산시 등 청약 문의 늘고 미분양도 팔려
건설사 계약 목표치 상향조정...기존주택은 아직 잠잠

정부가 다음 달 발표할 분당급 신도시로 경기도 화성시가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근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 '때이른' 온기가 감돌고 있다.

아직 신도시 예정지로 확정된 것도 아닌데 시장 변수에 민감한 분양시장이 벌써부터 이를 기정 사실인 양 받아들이는 것이다.

기존 주택시장은 집을 팔려고 내놨던 매도자들이 가격을 올릴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매수자들이 붙지 않아 거래는 성사되지 않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동탄신도시 동쪽이 분당급 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 후 화성과 오산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건설사나 모델하우스에 문의전화가 크게 늘어나는 한편 미분양 아파트 소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다음달 4일부터 1순위 청약을 받는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주상복합아파트 전화 상담실에는 하루 평균 1천500여통, 최고 2천여통의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분양회사인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신도시 내에 들어설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여서 원래 관심이 높기도 하지만 동탄신도시 확대 개발설이 나오면서 문의가 더 증가했다"며 "추가 신도시 개발설까지 더해져 계약률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달 31일 문을 여는 화성 동탄신도시 '위버폴리스' 주상복합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도 신도시 지정 기대감으로 투자가치를 저울질하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이 회사 이태석 팀장은 "상품도 상품이지만 신도시 위치가 어디냐, 신도시가 새로 지정되면 가격이 더 오르겠느냐 등 신도시에 관해 묻는 문의 사람이 더 많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개관한 화성시 봉담동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는 첫 날 3천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등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루 평균 200여통에 그쳤던 상담 문의 전화도 화성시의 신도시 유력설이 퍼진 지난 주 중반부터 500여통으로 증가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청약시장이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 화성시가 다시 거론되자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가점제에 불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청약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화성과 바로 붙어 있는 오산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분양한 오산 고현 아이파크는 최근까지 저층 일부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으나 신도시 지정 얘기가 나온 후 소진 속도가 빨라져 현재 거의 다 동이났다.

현대건설은 이달 28일부터 계약이 시작되는 오산시 원동 힐스테이트의 목표 계약률을 상향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청약 당시만해도 초기 계약률을 낙관하지 못했는데 신도시 기대 때문인지 3-4층 당첨자들도 대부분 계약의사를 밝히는 등 분위기가 급반전됐다"며 "당초 100% 계약까지 3개월을 예상했는데 이 분위기라면 한달 내 끝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반 아파트 시장은 비교적 잠잠한 편이다.

동탄신도시내 일부 집주인들은 호가를 2천만-3천만원 정도 올리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으나 실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탄신도시 포스코공인 정헌수 사장은 "일부 주인이 호가를 올리려고도 하지만 신도시 지정 전이라 그런지 아직 불안한 정도는 아니다"며 "다만 매도자들이 종전과 달리 가격을 깎아주지는 않고 제값을 받아달라는 입장이어서 가격 흥정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화성 태안읍의 부동산랜드 김종수 사장은 "일반 매매시장은 실수요자 시장으로 바뀌어 있고, 신도시로 지정된다 해도 강력한 투기대책이 동반돼 예전과 같은 가파른 상승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매도자는 다소 느긋해졌고, 매수를 망설이던 사람은 결정을 서두르는 모습이어서 실제 신도시로 지정되면 가격이 반짝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