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화성에 이어 용인에서도 분양가를 놓고 건설업체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지자체는 분양가를 인하하지 않으면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 이전에 아파트를 서둘러 분양하려던 건설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용인시와 업계에 따르면 용인시는 현대건설이 제출한 '상현 힐스테이트'(38~84평형.860가구)의 분양승인 신청안을 되돌려 보냈다. 현대건설은 평당 평균 1690만원의 분양가를 제시했으나,용인시가 지난해 12월 공세동에서 분양된 '상떼 레이크뷰'의 평당 분양가(1485만원)보다 200만원이 더 비싸다며 승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달 말 분양할 예정이던 '상현 힐스테이트'의 분양은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용인시 관계자는 "상현동의 아파트 시세를 고려할 때 평당 1600만원 후반대의 분양가는 과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시행사 측에 분양가 재조정안과 분양가를 산정한 명확한 근거자료를 함께 제출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조정안을 내지 않으면 분양가자문위원회도 열지 않겠다는 게 시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상현 힐스테이트'가 들어설 예정인 상현동 일대 중.대형 아파트 시세는 평당 1300만원 후반대다. 실제 아파트 부지 바로 맞은편의 금호5단지 49평형의 호가는 6억5000만원으로 '상현 힐스테이트'의 분양가에 비해 평당 300만원 이상 낮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인.허가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등이 분양가를 산정할 때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더욱이 최고급 마감재와 디자인 등 기존 아파트 단지와 내외부적으로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용인시의 분양가 규제로 이달 말부터 동천동,성복동 구성지구 등 용인 지역에서 총 7891가구의 공동주택 분양을 준비 중이던 건설업체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