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서울과 수도권 거의 모든 상권이 점포 공실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바다 이야기' 등 불법 성인오락실이 철퇴를 맞은 이후 전국 주요 상권에 들어섰던 오락실이 무더기로 매물로 나오는 사태까지 겹쳐 공실(空室)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서울 강북 핵심 상권인 종로 일대가 대표적 예다.

종로2가 사거리에서 지하철 1·3·5호선이 교차하는 종로3가역 사이 대로변 양쪽에는 가게 50여개 중 10여개가 문을 닫았다.

버스정류장 앞 1,2층은 통째로 비었다.

국내 최고 상권으로 치는 강남역도 빈 점포 확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강남역과 양재역 중간 우성아파트앞 사거리 인근 대로변 상가의 경우 지하층 공실률이 70%를 넘는다는 게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우성아파트 쪽 이면도로의 신축 상가는 1층이 20% 가까이 비어 있다.


◆경기 부진 속 '짓고 보자'…상가 공급 급증

이런 상황에서 상가 공급은 도리어 늘고 있다.

[전국 상권 빈 점포 급증] 강남역 주변 지하 공실률 70% 넘는곳도

상가 종합정보기관인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전국 상가 공급은 지난해 3만9599동(착공 기준)으로 2005년(3만4188동)에 비해 15.8%나 증가했다.

서울과 수도권 택지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아파트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 공급이 늘어난 결과다.

기존 상권에서도 '짓고 보자'는 식의 대형 상가 건축이 이어지고 있다.

동대문 상권이 대표적 예다.

기존 쇼핑몰들도 백화점 할인점 등과의 경쟁에 밀려 일부 상가 공실률이 50%에 육박하고 있는 터에 지난해만 해도 동대문운동장역 쪽에 R 상가가 들어섰고,이곳과 대각선 방향에는 G상가 건축이 한창이다.

영등포와 신촌 일대도 테마쇼핑몰이 난립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졌다.

수도권 일대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도 상가 공급 과잉 후유증이 심각하다.

용인 죽전은 분양주들이 임차인을 찾지 못해 가슴앓이 하는 대표적인 지역.죽전은 상업용지 비율이 전체 택지개발면적(100여만평)의 6.8%에 달해 파주 교하지구(0.8%)와 비교하면 무려 8배 이상 높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적정 상업용지 비율로 꼽는 3%를 한참 넘어선 수준이다.

◆거품 낀 분양가,비싼 임대료로 전가

공급이 넘쳐나는데도 대부분 상가의 분양가와 점포 임대료는 오히려 치솟고 있어 공실 사태를 더 부추기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수도권의 상가 점포 평균 분양가는 1년 새 27%,서울지역은 12.2%나 치솟았다.

서울 송파구 L재건축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1층 평당 분양가가 1억3000만원,2층도 5600만원에 달해 '거품 분양가' 논란이 한창이다.

이처럼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는 건 상가 건축 및 분양 과정에서 시행사가 직접 분양을 맡지 않고 대행사들에 맡기면서 최종 분양이 이뤄지기까지 몇 차례 손바뀜 현상이 빚어지면서 제각기 마진을 챙기고 있어서다.
[전국 상권 빈 점포 급증] 강남역 주변 지하 공실률 70% 넘는곳도

그 비용은 고스란히 최종 분양을 받는 사람에게 돌아가고,이는 다시 비싼 임대료로 전가된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 단지 내 상가는 최고 평당 7500만원에 분양돼 실평수 20평 안팎의 소규모 점포조차 임대료로 보증금 1억원에 월세 8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런 살인적 임대료를 물고 입주하겠다는 세탁소나 슈퍼마켓 등 근린업종을 찾지 못해 대부분 점포가 부동산중개업소로 채워지고 있다.

송파구 L단지 상가도 1층 20여개 점포 가운데 14군데를 중개업소가 계약,최악의 공실상태를 간신히 면한 상태다.

박동휘·차기현·김유미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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