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강북발 집값급등'의 핵심 원인이었던 전셋값도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올해 초 '전세 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가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작년 12월 이후 수요가 급감해 잠잠한 모습이다.

특히 강남권과 목동 등을 중심으로 반복되던 겨울철 '학군 특수'가 실종되면서 예년과 달리 일부지역의 경우 전세물건이 남아돌고 있다.

실제 서울 강남구 개포·대치동의 경우 최근 전세 수요가 뚝 끊기면서 전셋값도 약세다.

개포주공 5단지 34평형은 2억5000만원 선으로 작년 12월과 비교해 두 달 만에 5000만원가량 떨어졌다.

대치동 선경아파트 31평형 전셋값도 같은 기간 5억원에서 4억원 초반으로 떨어졌다.

양천구 목동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 3억5000만원 선이던 35평형 전셋값이 현재는 2억9000만원으로 하락했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지만 올해는 한 달이 넘도록 빠지지 않는 물건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전세시장 역시 전반적으로 약세다.

구리 토평지구 삼성 래미안 45평형의 전세 시세는 2억5000만~2억8000만원으로 작년 말보다 2000만원가량 내렸다.

파주 교하지구 30평형대 전셋값은 1억원 안팎으로 역시 같은 기간 1000만~2000만원 하락했다.

구리 토평동 B공인 관계자는 "향후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재계약 물량이 많아 전세 공급은 적은 편이지만 전세 수요가 워낙 적어 수급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사장은 "지난해 쌍춘년 효과와 내신 위주의 대학입시 제도 개편으로 올해 전세수요가 예상외로 크게 줄면서 상반기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