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 상승으로 불안을 느낀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몰리면서 이달 들어 분양에 들어간 모델하우스에는 청약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또 계약에 들어간 단지들의 경우 초기 계약률이 100%를 기록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이 같은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의 '이상 과열'은 그동안 침체양상을 보였던 지방 분양시장으로 옮겨붙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실제 분양은 일러야 2~3년 이후부터 가능한 상황이어서 집값의 추가 상승에 불안을 느낀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서울·수도권 모델하우스 방문객 넘쳐

신도시 추가 공급 및 분양가 인하 방안 등을 내용으로 한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난 15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성수동 현대힐스테이트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75.4 대 1을 기록했다.

전체 445가구 모집에 무려 3만1275명의 청약통장 1순위자가 몰렸다.

분양가가 평당 평균 2140만원에 달해 주변 시세보다 비쌌지만 청약자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동부건설이 짓는 숭인동 동부센트레빌도 이달 13~15일까지의 계약기간 안에 194가구가 모두 팔렸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서울 도심권의 신규 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새 아파트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외곽 역시 마찬가지다.

한화건설이 최근 인천 에코메트로 2920가구를 계약 초기에 몽땅 팔아치운 데 이어 우림건설도 이달 초 경기 광주 오포읍에 선보인 135가구의 분양물량을 털어버렸다.

분양 초기 고전했던 업체들도 최근 분양률이 100%에 육박하고 있다.

대주건설의 용인 공세동 '피오레 아파트'는 고분양가 논란으로 지난 7월 초기 계약률이 바닥을 면치 못했지만 현재 99%까지 상승했다.

○분양열기 지방으로 이동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미분양이 극심했던 지방 분양시장에도 분양열기가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지난 주말 모델하우스를 연 경남 마산시 양덕동 '메트로시티'의 경우 하루 방문객이 1만5000여명에 달했다.

지난 20일 오후에는 모델하우스 문을 닫자마자 밤샘 대기하려는 청약인파로 2km가 넘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21일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오후 6시 현재 경쟁률이 평균 6대 1을 기록했으며 대부분의 평형이 마감됐다.

태영 관계자는 "은행에서 청약신청 접수증을 받을 때부터 3~4시간씩 대기하게 되자 불안한 청약자들이 미리부터 줄을 섰던 것 같다"면서 "계약 직후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수요층도 많이 유입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년간 냉각됐던 대구 분양시장도 다시 달아오를 조짐이다.

동일토건이 대구 수성구 상동에서 분양 중인 레이크시티의 경우 모델하우스 개장 4일 만에 5만여명이 찾았다.

동일토건 김격수 이사는 "수도권발(發) 분양열기가 지방 실수요자까지 불안하게 하는 것 같다"면서 "이로 인해 연말까지 전량 분양 마감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