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한풀 꺾이자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소호(SOHO.개인 자영업자)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올 들어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꾸준히 늘려온 은행 지점들은 최근 들어 사업 전망이 좋은 우량 자영업자에게 눈을 돌려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밀착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소호 마케팅의 성패 역시 정보 활용 역량에 달렸다.

접근 가능한 정보를 100% 활용하면 고객 유치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국민은행이 최근 일선 지점장에게 배포한 '소호마케팅 사례집'도 정보를 활용해 끈기있게 고객에게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관심을 가지면 고객이 보인다

최 지점장은 최근 동네 치과에서 진료를 받던 중 벽에 걸린 학위증에 주목했다. 원장이 자신과 대학동문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진료 후 면담 시간에 동문이란 인연을 미끼로 원장에게 다른 은행 대출을 국민은행으로 돌릴 것을 권유했다. 뒤이은 몇 차례 방문 끝에 대출을 성사시켰다. 이는 절반의 성공일 뿐이었다.

그는 원장과의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해당지역 동문치과 의사모임이 정기적으로 열린다는 사실과 원장이 모임의 총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원장에게 특별히 부탁해 정기모임에서 15분을 할애 받아 국민은행의 소호대출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2~3통의 방문요구 전화를 받는 등 동문 의사들의 상담 요청이 이어졌다. 신규 고객을 발굴하겠다는 강한 열정과 작은 정보도 놓치지 않는 감각이 어우러져 큰 시너지 효과를 낸 사례다.


○모든 자료가 세일즈의 원천

박 지점장은 매 분기 다음 달 25일이면 객장이 부가세 납부 고객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점에 착안했다. 기업고객팀 직원들은 무심코 세금수납 업무를 보지만 부가세 납입고지서는 소중한 영업자료였다. 해당업체의 매출 규모를 파악해 사업 신장세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고지서에 기재된 사업자 번호와 사업장 주소를 참고해 카드 가맹점 실적까지 엿볼 수 있었다. 영업점의 작은 자료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영업으로 연결시켜 소호대출을 20% 이상 늘리는 수확을 거뒀다.



○소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라

국민은행 A지점. 개장 전 이른 아침,대출실적 증대를 위한 회의가 열렸다. 대출담당 팀장이 머리를 짜낸 끝에 아이디어를 내놨다. "우리 지점을 거래하는 세무사 사무실의 실장에게 부탁해 거래업체를 추천받는 게 어떻습니까." 세무사는 해당업체의 재무상태와 자금 흐름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량업체 발굴을 위한 훌륭한 정보원이었다. 이를 통해 다른 은행에 만기가 돌아온 20억원이 넘는 대출을 국민은행 대출로 바꾸는 성과를 올렸다. 다양한 고객 추천 채널을 발굴,소개 마케팅의 효과를 확인한 경우다.


○정확한 타킷 선정과 사전 분석

김 지점장은 지점 인근에 주요소가 많다는 점에 착안,주유소를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시장분석을 통해 주유소의 입지 여건 및 영업력에 따라 수익성이 천차만별이며 인근 70여개 주유소 중 30%만이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NICE114와 정유사 홈페이지 등을 뒤져 주유소 명단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각 주유소의 등기부등본을 뽑아 본사직영보다는 개인명의의 자영주유소를 적극 공략해 혁혁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