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투자를 실행에 옮기려는 투자자라면 해외 현지의 거래·금융 시스템은 물론 부동산 관련 세금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각 국가의 부동산 세금은 실제 해외부동산 투자의 실수익률을 가늠하는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등으로 부동산 보유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는 국내 부동산과는 달리 해외 부동산은 보유세가 상대적으로 낮아 부동산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해외부동산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각 국가별 부동산 관련 세금 체계를 알아 본다.

○취득·등록세 없는 미국 부동산

미국은 각 주마다 부동산 세법이 다르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부동산 취득에 따른 취득세와 등록세가 따로 없다.

종합부동산세 개념도 없다.

다만 집을 팔 때 양도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내야 한다.

주택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는 양도 소득을 일반 소득에 합산해 과세하고 1년 이상인 경우는 최고 15%의 소득세율을 양도 차익에 적용한다.

다만 최근 5년 동안 실제 거주 기간이 2년을 넘을 경우 개인은 25만달러,부부는 50만달러까지의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세가 면제된다.

재산세는 집값의 1%를 1년에 한 번 낸다.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부동산 취득액의 1~2%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부과한다.

단 5만5000달러 이하의 부동산은 취득세가 면제된다.

양도세는 양도 소득과 총 소득을 합산해 부과하며 개인 소득 수준에 따라 16~29%의 누진율이 적용된다.

영국도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없다.

재산세의 경우 통상 집값의 1%를 내는데 납세 의무가 주택 소유자가 아닌 거주자에게 있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호주의 부동산 관련 세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부가가치세다.

상업용 및 주거용 신축 부동산의 경우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양도세는 캐나다처럼 총 소득과 합산해 과세되며 재산세는 과거 한국에 있던 종합토지세 개념과 비슷한 토지세(0.4~1.4%)를 1년에 한 번 낸다.

증여의 경우에는 공문서에 붙이는 인지세를 제외하곤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해외·국내 이중 분리과세 원칙

문제는 해외부동산 취득시 현지 국가에 내는 부동산 세금으로 투자자의 모든 세금 납부 의무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는 해외에서 부동산을 샀을 경우 보유세는 현지국에 내야 하지만 나중에 팔았을 때의 양도세나 상속·증여세 등은 모두 한국에서 과세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우선 양도세의 경우 투자 대상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과세가 이뤄진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주택을 마련했다가 나중에 팔아 시세 차익을 올릴 경우 미국과 한국에 각각 소득 신고해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한국에서 세금을 낼 땐 미국에서 이미 낸 세금은 공제된다.

예컨대 미국의 양도세율이 15%,한국은 25%라고 가정하면 미국에서 우선 15%의 세금을 낸 뒤 한국에서 추가로 10%포인트만큼의 세금을 내면 된다.

반대로 미국의 세율이 높은 경우엔 한국에서 세금을 환급받지 못한다.

상속·증여세도 마찬가지다.

해외에 주택을 사뒀다가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반드시 한국 국세청에 신고한 뒤 증여세(세율 10~50%)를 내야 한다.

다만 상속·증여받는 자녀가 외국 시민권자 등 비거주자라면 현지국에서 과세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라도 현지국에서 과세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에서 과세할 수 있다.

○보유세 부담 적은 게 매력


이처럼 투자 대상국과 국내에서 양도세 등 부동산 세금의 이중 분리과세가 진행돼 모든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낸다 할지라도 해외부동산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절세 효과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국내에선 부동산 보유만으로 부담할 수 있는 세금을 해외부동산 투자로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부동산 보유세는 현지 국가에 대한 세금 납부 의무만 있기 때문이다.

재산세 등 해외 현지의 보유세 세율이 낮은 편인 데다 종부세 개념도 없다.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집은 종부세나 1가구2주택자 양도세 중과 기준이 되는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특히 다주택자들의 경우 해외부동산 투자로 얻게 되는 세금 절감 효과가 크다.

이승익 루티즈코리아 사장은 "부동산 보유에 대한 향후 손익을 따져볼 때 국내에 비해 보유세 부담이 적은 해외 부동산이 매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각국의 세금 관련 규정을 활용한 투자 전략을 세워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