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지속 전망 우세..판교가 변수

아파트 가격, 특히 강남권의 재건축아파트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3.30대책이 나온 지 2개월이 지났다.

대책 발표 직후 일시 안정을 보였던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자 '약효가 벌써 다 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나 최근 서울 재건축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이제부터 약효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8월 판교 중대형 평형 분양 등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연말까지는 안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아파트값 하락세 반전 = 3.30대책의 주요 타깃인 서울 재건축아파트의 주간 상승률이 지난 주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스피드뱅크의 조사에서 0.01% 떨어졌으며 부동산써브의 조사에서도 0.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정보업체의 조사에서 서울 재건축아파트값이 주간단위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월 중순 이후 3개월여만이다.

또 다른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의 조사에서는 지난주 0.16% 하락해 작년 10월 중순 이후 7개월여만에 처음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3.30대책이 나온 직후보다 최근에 약효가 더 세지고 있는 것이다.

스피드뱅크가 월별로 조사한 서울 재건축아파트 상승률도 4월 1.02%, 5월 1.86%로 3월의 4.4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재건축아파트가격 상승세 위축은 일반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쳐 서울 전체 아파트의 상승률이 3월 2.74%에서 4월 1.77%, 5월 1.76%로 낮아졌다.

3.30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이 지나 약효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이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이달 중순부터는 아파트가격에 버블이 있다는 정부의 잇단 경고까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비수기라는 계절적인 요인도 더해졌다.

하반기에는 약효 더 세질 듯 = 시장 전문가들은 3.30대책의 약효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 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이 9월부터 시행되는 것을 비롯, 3.30대책이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지는데다 작년 8.31대책때 마련됐던 다양한 제도도 하반기에 시행되기 때문이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재건축아파트값이 이미 하락세로 돌아서고 6억원초과 아파트의 매수세가 약화된 것을 보면 3.30대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8.31대책까지 맞물려 더 위력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6월부터 실거래가를 등기부에 기재해야 하는데다 12월에는 종합부동산세 납부 고지서를 직접 받게 된다"면서 "또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면제도 올해 말로 끝나고 양도세율도 최고 50%로 높아지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매물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도 "정부의 잇단 경고로 인해 매수세가 꺾이면서 일단 시장은 (매도자우위에서) 매수자우위로 전환됐다"면서 "이런 양상이 가을까지는 이어질 것이며 연말로 갈수록 더 큰 폭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8월 판교가 변수 = 그러나 8월로 예정된 판교신도시 중대형 평형 아파트의 분양이 시장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3월 중소형 평형 분양이 주변의 시세를 끌어올리면서 전체 부동산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양상이 8월에도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팀장은 "아파트값 안정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매수세가 수면아래로 가라앉았을 뿐 사라진 것은 아닌만큼 계기만 생기면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예정돼 있는 일정중 가장 큰 변수는 판교가 될 것"이라면서 "판교 분양가가 어느 선에서 결정되느냐 등에 따라 주변지역의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팀장도 "소강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판교로 인해 일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3월 중소형 평형 분양이 주변지역 집값에 미친 영향은 생각했던 것보다 위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고종완 대표도 8월 판교 중대형 평형 분양에 맞춰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단기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