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혼인신고를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내집마련을 위한 대출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다.


삼성물산에 다니는 석 모 대리(31)는 작년 말 결혼했지만 법적으로는 '처(妻)'가 아닌 '동거인'과 함께 살고 있다.


최대 목표인 내집마련을 조금이라도 빨리 이루기 위해 혼인신고를 미뤘기 때문이다.


석씨는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로 내집마련에 나설 생각인데 부부의 연간소득이 3000만원을 넘으면 대출받을 수 없어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맞벌이 부부인 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홍 모씨(34)도 마찬가지다.


5년 열애 끝에 작년 가을 결혼했지만 집장만을 위해 혼인신고를 늦추고 있다.


홍씨는 "아내가 3년 전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가 되판 적이 있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할 경우 부부가 모두 1순위 재당첨 규정에 걸려 신규 아파트 청약자격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아예 몇 달 동안 '위장 이혼'을 단행하는 부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판교 입성'을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무주택자인 부부가 합의이혼할 경우 세대주 기간을 각각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판교 당첨확률이 두 배 높아지게 된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