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7일부터 공람에 들어가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서울 강남권 등 인기지역의 아파트 시세보다 크게 낮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 강남, 분당, 용인 등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현재 거래되고 있는 시세의 6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시가격 조사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뤄져 올들어 상승한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20-40% 정도 늘어남에 따라 주민들의 세부담은 커지게 됐다. ◇강남 등 공시가격 시세의 60-70%선= 건설교통부는 한국감정원이 평가한 공시가격이 확정가는 아니지만 시세의 약 80% 수준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의 공시가격은 6억4천600만원으로 10억-11억원에 이르는 현 시세의 60-65%선에 그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63평형은 현재 시세가 30억원인데, 공시가격은 60%선인 18억800만원이다. 용인 수지 성복동 LG빌리지3차 63평형의 공시가격도 현 시세(9억)의 66%인 5억9천2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강남.분당.용인 등 최근 집값 급등 지역의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많게는 45%까지 올랐다 해도 현 시세와는 크게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시세 현실화율이 평균 60-70%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이번 공시가격은 올 1월 1일 기준으로, 지난해 9월부터 조사가 이뤄져 올들어 급등한 가격은 반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올해 오른 가격은 내년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세부담은 늘어= 전반적으로 공시가격이 오름에 따라 보유세 부담은 커지게 됐다. 건교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 분당, 용인 등지는 공시가격이 전년대비 20-40%, 지방 광역시는 5-20% 정도 올랐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12억2천400만원에서 올해 16억3천200만원으로 33.3% 증가한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59평형은 지난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530만4천원을 부담했지만 올해는 보유세 감면이 없다면 1천323만1천200원을 내야 한다. 작년 보다 149%를 더 부담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4차 33평형은 지난해 재산세만 123만6천원을 냈으나 올해는 공시가격이 7억5천120만원으로 종합부동산세 대상에 포함돼 총 269만950원의 보유세가 부과된다. 판교 여파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용인지역도 세 부담이 증가한다. 성복동 LG빌리지3차 63평형(공시가격 5억9천200만원)은 재산세 부담이 지난해 76만2천000원에서 올해는 50% 증가한 114만3천원을 내야 한다. 2007년에는 공시가격이 변동이 없다고 가정해도 재산세가 146만4천원으로 늘어난다. 김종필 세무사는 "전년도 대비 증가폭에 한도가 있어 재산세만 내는 곳은 전년 대비 최고 50%,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곳은 최고 200%까지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 새롭게 종부세 과세 대상에 포함된 공시가격 6억-9억원 사이의 주택과 세율이 지난해 1%에서 1.5%로 늘어난 공시가격 9억-20억원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상속.증여세도 증가할 전망이다. 김 세무사는 "공시가격이 10% 인상되면 상속이나 증여받을 때의 취득.등록세도 이에 비례해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