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nuclear) 북핵 6자회담 ]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 지난 9월 열린 제4차 6자회담.밀고 당기는 기(氣)싸움 끝에 '공동성명'이라는 '옥동자'를 순산했다. 북한은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동시에 관계 정상화에 나서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봤으나 후속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틀을 마련했다는 점을 평가해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의 하나인 피치는 곧바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올렸다. [ O(Oil) 유가폭등 ] 국제 유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가파르게 상승,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2004년 평균 43.36달러에서 2005년 8월엔 69.91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차 오일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제유가는 11월에 잠깐 안정되기도 했으나 12월 들어 다시 오름세를 타 내년에도 우리 경제의 복병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 P(Prosecutor) 검찰 지휘권 논란 ] 법무부 장관의 검찰 지휘권 행사를 두고 천정배 법무장관과 검찰 간 불꽃 튀는 접전이 펼쳐졌다. '6·25는 통일전쟁','맥아더는 우리의 원수'라고 주장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를 받았던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둘러싼 이념 논쟁이 검찰 지휘권 파동으로 표면화됐다. 천 장관은 지난 10월 강 교수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 의견을 반려하고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권을 발동했다. 검찰 '지휘권'이 실제로 사용된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 만들어지고 처음 있는 일. [ Q(Quota) 쌀협상과 스크린쿼터 ] 통상분야 기사에는 '쿼터'라는 단어가 감초였다. 1년 내내 진통을 겪었던 '쌀협상'은 일종의 쿼터인 '최소시장 접근물량'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대신 10년간 관세화를 미루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쌀협상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농민의 분노는 식을 줄 몰랐다. 연말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린 홍콩까지 날아가 반세계화 시위를 벌였다. 미국과의 통상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해묵은 과제인 '스크린쿼터'가 다시 주목을 받았다. [ R(Real estate) 부동산 대책 ] 연초에 시작된 판교발 집값 급등이 서울 강남과 분당 용인 등을 휩쓸며 수도권으로 급격히 확산됐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대상 확대 등 세제 강화,택지공급 확대,송파신도시 개발 등을 골자로 한 '8·31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시장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그러나 대책 발표 후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강남 집값이 최근 들어 다시 꿈틀거리는 등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 S(Stem cell) 줄기세포-황우석 쇼크 ] 지난 5월20일 새벽 3시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황우석 교수와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세계 최초로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해 배아줄기세포를 추출,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언론은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시대가 열렸다고 흥분했다. 이후 황 교수는 전 세계 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비윤리적 난자채취'와 '배아줄기세포 허위 가능성'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황 교수의 업적은 '신화'에서 '조작'으로 추락했다. [ T(Teacher) 전교조 논쟁 ] 올 한해 사회적 갈등을 불러 일으킨 진원지 중 하나는 '선생님'이었다. 전교조를 중심으로 한 교사집단과 정부 간 갈등은 교원평가제 도입문제로 폭발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부산에서 열렸을 때는 전교조의 '반(反) 세계화' 수업 자료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열린우리당이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 U(Ubiquitous) 유비쿼터스 환경 ] '신(神)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인 '유비쿼터스'가 정보기술(IT)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컴퓨터 정보시스템에 접속,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의미로 개념이 바뀌었다. '유비쿼터스 신드롬'은 IT업계를 넘어 금융 부동산 교육 분야 등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세계최초의 휴대인터넷기술인 와이브로(Wibro)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상용화로 유비쿼터스 세상은 한발한발 현실화되고 있다. [ V(Vatican) 교황 서거 ] 바티칸 교황청은 지난 4월3일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거했다고 발표했다. 교황의 서거는 잠자던 어휘들의 '부활'로 이어졌다. '주님의 양떼'와 '콘클라베'라는 용어가 대표적.주님의 양떼는 바티칸이 교황의 죽음을 처리하는 절차와 후임 교황을 선출하는 규칙을 정해 놓은 문서이고 콘클라베는 교황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를 일컫는다. 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해리 포터는 신앙을 훼손하는 책"이라고 발언해,주목받기도 했다. [ W(Wibro) 휴대인터넷 시대 개막 ] 와이브로(Wibro)는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 역사상 최대 혁명으로 꼽힌다. 와이브로는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인터넷(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로 '휴대인터넷'으로 불린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안에서 현재의 초고속 유선인터넷보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에게 한국을 IT강국으로 각인시킨 일등공신도 와이브로였다. [ X(X-file) 도청 그리고 연예인 ] 'X파일 도청 파문'은 올해 정치권에서 '태풍의 눈'이었다. 옛 안전기획부 내 불법도청 조직인 미림팀이 각계 인사들을 무차별 도청한 내용을 담은 녹음테이프의 실체가 확인된 것.특히 1997년 대통령선거 직전 특정 기업의 정치자금 제공 논의 과정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엄청난 파문이 일었다. 연초에는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 등 유명 연예인 99명의 신상 정보와 소문 등이 담긴 '연예계 X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기도 했다. [ Y(Yuan) 위안화 절상 ] 위안화 절상 문제는 올해 국제금융시장의 핫이슈였다. 달러당 8.28위안으로 고정된 환율로는 갈수록 강해지는 중국의 체질을 적절히 반영할 수 없다는 국제적 비난이 잇따랐다. 대(對) 중국 무역적자가 심각한 미국의 압력도 거셌다. 결국 중국은 지난 7월21일 위안화 환율을 2.1% 절상하고 향후 환율 움직임도 달러화 유로화 엔화 등의 움직임에 연동되도록 관련제도를 바꿨다. 특히 내년에도 한차례 이상의 추가절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Z(Zarqawi) 테러 공포 ] 파키스탄 연쇄 테러(3월19일),영국 런던지하철 폭탄테러(7월7일) 이집트 휴양도시 폭탄테러(7월23일),알제리 외교관 2명 처형(7월28일)….이슬람 무장테러단체인 '알 카에다'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들이다. 이런 테러가 자행될 때마다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알 자르카위'가 비난의 표적이 됐다. 외신들은 자르카위가 유럽·중동의 테러조직 사이에서 오사마 빈 라덴에 필적하는 '명성(?)'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안재석·김현석·김동윤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