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은 이제 시작됐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실수요자라면 바닥권에 진입할 올 연말쯤 급매물을 노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 실물에 정통한 주요 지역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8·31대책'에 따른 집값 하락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저점 매수 기회도 이 시기를 전후해 올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집값 하락을 초래한 가장 큰 요인은 종합부동산세 대상 확대(기준시가 9억원에서 6억원으로 하향) 및 세대별 합산과 양도세 중과 등이라고 입을 모았다. 천동욱 대치동 대성공인 실장은 "'8·31 대책' 이후 대치동에서는 평균적으로 집값이 1억원씩 떨어졌다"며 "무엇보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진 것이 가장 큰 악재"라고 말했다. 그는 실수요층이 두터운 강남은 일정 기간의 조정을 거치면 과거처럼 반등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은완수 개포동 통일공인 실장도 "종부세 대상이 확대되면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를 가진 사람은 대부분 대상이 된다"며 "아직까지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본격적으로 내놓으면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언제까지인지는 기약할 수 없지만 당분간은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희창 목동 쉐르빌공인 사장은 "과거처럼 급하게 팔았다가 다시 반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망설이고 있지만 '8·31대책'의 입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며 "특히 금리 인상까지 이뤄진다면 내년에도 집값이 계속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 지역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은 대출을 받아 다주택자가 된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연말부터 내년 초를 노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신우 분당 야탑동 정도공인 사장은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대형 평형까지 최근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내년에 판교신도시 재료가 다시 부각되기 전에는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소형 평형 매물이 먼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영 왕십리 신화공인 실장은 "강북 재개발이나 뉴타운 지역에서도 매수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8·31대책'이 부동산 시장을 완전히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꿔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